[이수역 맛집] 제주토종흑돼지 - 제주도삼겹살 : 흑돼지오겹살, 가브리살
( 이수역의 숨은 맛집? )
이수역에 갈 일이 있으면, 언젠가는 가겠다고 벼르고 있던 고깃집이 있다. 옛스런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는데, 갈때마다 문이 닫혀있다. 친구와 약속이 있던 날도 휴무길래, 그냥괜찮아 보이는 곳으로 아무식당이나 들어가자며, 거리를 무작정 걸었다. 20대가 많은 동네라 그런지 저가형 고깃집만 보이던 중, 제주흑돼지를 판다는 식당이 보였다. 제주도산 돼지, 그것도 흑돼지면 가격이 비쌀거 같은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가격이길래 방문해봤다.
- 가게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주관적 평가는 글 하단에 있습니다 -
# 식당외관
오늘 리뷰 할 식당은 이수역 11번 출구쪽에 있는 '제주토종흑돼지'집이다.
화려한 번화가에, 상대적으로 초라한 사이즈의 식당이라 정말 아는 사람만 방문 할 거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도 사장님 말로는 20년 정도 영업을 했다고 나니, 나름 업력이 있는 곳이다. (네이버에 보니 2002년에 개업했다고 적혀있다.)
참숯과 생고기, 이 두 단어가 고민하던 우리를 이 식당으로 이끌었다.
확실히 고기는 가스불보다는 숯에 구워야 맛이 좋다.
# 내부분위기
공간은 다소 협소하다.
홀에는 테이블이 4개 정도 있고, 입구쪽에도 2개 정도 있는데, 입구 쪽은 좌석은 꽤 답답해보였다.
친구와 만남이 늦어서 9시 넘어서 방문했는데, 11시 정도까지 한다고해서 후딱 앉았다. 들어올때보니 두 테이블에 손님이 계셨는데, 전부 나이 꽤 있는 어르신이다. 확실히 어르신 손님이 찾는 식당이 맛집일 확률이 크다.
참고로 2번째 방문때는 4테이블정도 있었는데, 그때도 연배가 꽤 있는 손님만 있었다. 특징적인건 모든 손님이 남성이었고 직장인으로 추정 되는 것이, 직급이 있는 남성손님이 많이 찾는 식당으로 추정된다.
# 메뉴, 가격, 원산지
가격은 비싸보이지만, 요즘 고기 1인분이 120~150g임을 감안하면 괜찮은 가격이다.
여기는 오겹살 1인분 200g이니, 150g으로 환산하면 12000원으로, 오히려 다른삼겹살집보다 저렴하다고 볼 수 있다.
적당히 업력이 있는 식당, 그리고 주인분 연륜도 있다면 어김없이 붙어있는 그런 안내문이다.
사장님 말로는 고기는 제주도산만, 항공편으로 받아서 쓰고 계신단다.
# 기본상차림
식당의 느낌을 확 좋게했던게 사진 속 물이다.
생수나 정수기 물이 아닌, 무려 보리차~!!!! 요즘 이런 차가운 보리차를 내어주는 식당은 흔치않다. 어떻게 보면 작은 부분이지만, 엄청난 양의 보리차를 매일 끓인다는건, 사장님이 여기저기 공을 들이고 있다는 흔적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두번째로 느낌이 좋았던것이면서, 이 식당을 다시 방문하게 만든게 이 쌈채소다.
별거 없어보이지만 쌈의 종류가 4개나 되고, 쌈이 떨어지면 사장님이 알아서 리필해주신다.
쌈의 신선도고 훌륭하고, 비싼물가에도 아낌없이 내어주시는게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이어서 돼지고기집에서 빠지면 안되는 파무침과 오래된 고깃집의 상징과도 같은 과일사라다가 나왔다.
(콩가루와 소금도 있다.)
마요네즈로 버무린 과일사라다는 정말 오랜만에 본다. 어릴때는 부모님 계모임에 따라가면 항상 있던 음식인데, 이번에 먹기전에 언제 봤는지 기억도 없다. 어릴 때 과일사라다를 먹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사과만 먹으려다가 비슷한 색깔의 감자를 먹곤했을거다. 우리는 이 식당에서도 그랬다. 복병인 감자가 숨어있었다.
그리고 삼겹살 먹을때 정말 중요한 파무침~!!! (파절이나 파저리라고 많이 부르는데, 절이지 않았는데 절임이라고 하는게 맞나싶다. 뭐 그래도 대세를 따라 파절이라고 하겠다.) 개인적으로 돼지고기집에 파절이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건 상당한 마이너스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파절이와 쌈, 쌈장은 대한민국 삼겹살집의 기본 아니겠는가? (참고로 초장 뿌린 파채는, 절대 파절이가 아니라고 본다.) 아무튼 파무침도 맛이 중요한데, 탕수육 소스처럼 시큼함과 단맛의 조화가 중요하다. 이 식당 파절이는 신맛이 주류다. 신맛 80~90%에 단맛은 상당히 죽어있다. 그래서 파절이 양념은 별로다. 너무 시어서 쌈싸먹거나 고기와 함께하기 좋지 않았다. 신맛을 줄이고 다른 맛을 추가 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그리고 고기 익기 전 안주용인 브로콜리와 순두부.
직접 담은듯하나 그리 특별함은 없었던 김치도 나왔다.
김치는 별 특색이 없으니, 구워먹는게 나아보인다.
간장겨자소스에 담긴 양배추채, 그리고 쌈장과 마늘은 1인당 1개씩 제공된다.
소스격인 쌈장을 다른 사람과 공유해서 먹기 싫은 사람에게는 아주 적절한 배려다.
숯은 착화탄이나 압축탄일주 알았는데, 정말 참숯이다.
삼겹살 먹는데 참숯이 나오는 식당도 오랜만에 온다. 다만, 참숯을 쓰면서 고기판은 스뎅판을 사용하는건 조금 아쉽다. 숯향도 덜 묻어나고, 열감도 직접적이지 않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스뎅판은 살코기가 달라붙어서 영 별론데 말이다.
그래도 사장님이 참 친절하신게, 불판도 알아서 갈아주시고, 불이 약하면 숯도 1~2개 더 넣어주신다. 무뚝뚝하지만 이것저것 알아서 챙겨주셔서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 흑돼지오겹살
[ 흑돼지오겹살 2인분 ] - 1人 19,000원(200g)
우선 대표메로 보이는 흑돼지 오겹살부터 주문했다.
고기를 시키니 구이용 새송이버섯와 양파도 나온다.
이건 한상 다 차려진 샷이다.
딱 삼겹살집의 정석과 같은 차림새다.
흑돼지답게 껍질에 검은털이 보인다.
이런 털 때문에 징그러워서 못먹겠다는 사람도 있는데, 어차피 백돼지도 잘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털은 다 박혀있다. 털보기가 싫다면 오겹살이 아닌 박피한 삼겹살을 먹어야한다.
고기를 굽다보니 된장찌개가 나왔다.
된장찌개는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맛은 흔하디 흔한 고깃집 된장찌개다. 기성품 된장에 이런저런 재료 넣은 맛. 집에서 먹는 된장찌개와 다르게 얕고 묽은 그런 맛이다. 그래도 두부와 쥬키니호박이 넉넉하게 들어있다.
솔직히 제주산흑돼지라고 하는데, 맛이 특별히 다른건 모르겠다.
제주산과 내륙산이 다른점도 별로 모르겠고, 흑돼지가 백돼지와 다른점도 별로 모르겠다.
그럼 그런 차이점을 빼고, 이 식당의 흑돼지오겹살만 때어 놓고 보자면...이 가격에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하겠다. 적당한 육즙과 적당한 지방감이 딱 좋다.
근데 솔직히 여기는 고기보다 이 쌈을 먹으러 오는거 같다.
우리는 한 3번 리필한거 같은데, 쌈 싸먹기 너무 좋다. 삼겹살이 너무 얇아서 쌈에 묻히는거도 아니고, 너무 두꺼워서 있으나마나한 상태도 아니다. 딱 쌈싸먹기 좋은 고기 두께와 지방감의 삼겹살과, 다양하고 신선함 쌈의 조화가 아주 굿이다. 그리고 조금 느끼하고 질릴듯싶으면 도와주는 당귀가 정말 신의 한수다.
다시 말하지만 이 식당은 고기가 아니라 고기쌈을 먹으러 가는 곳이다.
아 그리고 별 거 아닌거 같은 이 새송이버섯도 새로운 발견이었다.
매번 새송이버섯은 세로로 잘라서 구웠는데, 통으로 구운 뒤 가로로 자르니, 훨씬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과 팡팡 터지는 수분감이 매력적이었다. 앞으로 캠핑가면 새송이버섯은 필참이다.
# 가브리살
[ 가브리살 2인분 ] - 1人 16,000원(200g)
아주 늦은 저녁이고, 식당이 마음에 들어서 부위별로 다양하게 먹기로 했다.
항정살은 기름질듯해서, 목살과 가브리살 중에 고민하다가 가브리살로 주문했다. (그리고 그게 실수였다.)
돼지고기는 항상 삼겹살과 목살만 먹다가, 아는 선배 덕에 가브리살에 눈뜬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 가브리살의 매력을 잘 알지는 못하는데, 우리가 주로 먹는 부위보다 지방감이 적어 담백하고 쫄깃한게 가장 큰 매력 같다. 목살스러운 면도 있지만, 목살 특유의 맛?냄새? 같은게 빠져 있고, 한입크기라 먹기 편하다. 그래서 요즘, 돼지고기집에서 배가 부른 막판에 한번씩 주문하는 편이다.
음...여기 가브리살은 몇 년 사이 먹어본 가브리살 중에서 최악이었다.
육즙이 다 빠진 고기를 먹는 느낌이 들정도로 상태가 너무 안좋았다. 마치 외국산 냉동 돼지를 먹는 기분이랄까?
굽지 않은 원육을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세포들 사이에 작은 얼음 덩어리가 보인다. 아마 회전율이 좋지 않아서 냉동을 시켰다가 자른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 퀄리티의 고기라면 이건 그냥 메뉴에서 빼는게 낫다고 본다. 아무리 제주산이라고해도 외국산보다 상태가 못하면 되겠는가? 그릇에 묻어있는 물기 색만봐도 고기가 개판임을 알 수 있다.
아무튼 가브리살은 절대 비추다.
# 음식3
[ 백돼지오겹살 1인분 ] - 1人 16,000원(200g)
두명이 4인분을 먹어서 배가 터질거 같은데, 친구는 이 식당이 너무 마음에 드는지 1인분만 더 먹자고 한다.
솔직히 가브리살로 망가진 입맛도 살리고, 흑돼지와 백돼지의 차이도 알고 싶었던차라, 백돼지오겹살 1인분을 추가에 동의 했다.
제주도오겹살도 내륙의 오겹살과 다르지 않고, 흑돼지나 백돼지나 다르지 않다는걸 확인했다.
사장님도 흑돼지오겹살이나 백돼지오겹살이나 거기서 거기라고 하신다. 근데 어르신 손님들 중에는 꼭 흑돼지를 고집하는 분들이 계신다고 한다. 그분들의 미각이 대단한건지, 아니면 그분들이 네이밍의 함정에 빠져있는건진 모르겠다. 아무튼 여기 방문할 생각이 있는 분이라면 '이 식당에서는 무조건 백돼지오겹살만 먹어라.'.라고 조언해주고싶다.
(가브리살 상태를 보니, 잘나가지 않는 부위는 다 저런 상태지 않을까 추정이 되어서 말이다.)
# 두번째 방문
고기퀄리티에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친절함이나 상차림, 가격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첫 방문후 몇 달 뒤, 후배를 만나는 자리도 이 식당에서 가졌다. 앞으로 이수역에서 삼겹살을 먹을 일이 있으면, 웬만하면 여기 '제주토종흑돼지'집을 찾지 않을까싶다.
# 식당 정보
[ 식당 운영 정보 ]
영업시간 : 17 ~ 23시 영업
전화번호 : 02-593-1374
( 주차 불가 / 예약 가능 )
[ 포털사이트 평점 ]
구글 : 4.4 / 5점 ( 리뷰 13개 )
네이버 : 4.54 / 5점 ( 리뷰 71개 )
다음카카오 : 4.6 / 5점 ( 후기 7개 )
[ 메뉴 / 가격 ]
흑돼지오겹살 : 1.9만원(200g) / 제주산오겹살 : 1.6만원(200g)
목항정살 : 1.7만원(200g)
갈매기살, 가브리살, 목삼겹살 : 1.6만원(200g)
[ 주소 / 지도 ]
- 4호선 총신대입구역 / 7호선 이수역 -
# 주관적 평가
[ 개별 점수 ]
맛 : ●●●○○ / 고기퀄은 쏘쏘, 쌈이 굿
가성비 : ●●●○○ / 1인분200g + 무제한쌈 = 괜찮은 가격
분위기,위생 : ●●◐○○ / 좁다
서비스,친절 : ●●●◐○ / 아저씨 친절함
재방문의사 : 100% / 이수역에서 삼겹살을 먹는다면 여기다.
[ 장단점 ]
장점 : 쌈!!!! / 숯 / 친절 / 음식구성
단점 : 협소한 공간 / 아쉬운 퀄리티의 가브리살
@ 총점 : ●●●○○ @
@ 한줄평 : 젊지 않은 나이라면, 싫어 할 수 없는 식당 @
앞서 여러번 말했지만, 이 식당은 '쌈'을 싼 고기를 먹으러 가는곳이다. 그 말인 즉슨, 상태 좋은 고기에 집중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추천 하지 않는 곳이다. 하지만, 한국의 삼겹살집이 주는 근원적 친근함을 찾는 사람이라면 여기 만한 곳이 없다고 본다. 다소 고기퀄은 아쉽지만, 음식의 구성과 쌈채소의 다양함이 미각적 즐거움으로 다가오고, 츤데레 같은 친절함이 얹어지니 만족감은 더 올라간다. 그래서 직장 동료나 연배 있으신 분과 편하게 삼겹살 굽워 먹는 자리나, 외국인에게 삼겹살집의 정석을 보여주기에 딱 좋은 곳이다. 아무튼, 이 식당에서는 무조건 백돼지오겹살만 먹자. 다른부위는...상태가...
- 총점 평가 기준 -
1점 : 일부러 갈 필요 없는 식당 // 2점 : 같은'동'에 살면 가볼 식당 // 3점 : 같은'구'에 살면 가볼 식당
[ 4점 부터 추천 ] 4점 : 같은'시'에 살면 가볼 식당 // 5점 : 꼭 한번 가볼 식당 (전국구급)
[ 방문 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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