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맛집 ]/부산

[부산 수영/광안동 맛집] 수영돼지국밥 – 돼지국밥

시베리안낙타 2018. 4. 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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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광안동 맛집] 수영돼지국밥 – 돼지국밥

( 수요미식회에 나온, 부산을 대표하는 돼지국밥 식당 )


 부산사람들 피의 절반은 돼지국밥 국물이 흐른다는 농담이 있다. 부산출신으로 봤을때, 농담같은 이 말은 괜히 나온 말은 아니다. 청소년시절, 친구들과 밖에서 밥을 먹을 경우가 있으면 분식점이나 중국집보다 많이 가던 곳이 돼지국밥집이다. 남녀노소 관계없이 돼지국밥을 사랑하다 보니, 부산은 1블럭마다 1개 이상의 돼지국밥집이 있다고 해도 거짓말은 아니다. 그렇다보니 외지인이나, 인터넷에서 유명한 돼지국밥집을 오히려 부산사람들은 방문해본적이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유명한 곳은 관광객의 입맛에 맞게 변한 경우도 많고, 집 주변에도 충분히 맛있는 국밥집이 많으니, 먼 곳에 있는 식당에 갈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나 또한 부산을 가면 돼지국밥 한그릇은 꼭 먹고 오지만, 집 이나 동선 근처에 있는 국밥집이 아니면 굳이 찾아가진 않는다. 이 날도 본가 근처 단골 돼지국밥집에서 저녁을 해결하려 했는데, 한 곳은 없어졌고, 다른 곳은 식당 주인이 바뀌면서 맛이 많이 변했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들었다. 별 수 없이 조금 걷자는 마음으로 살짝 거리가 있는 돼지국밥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 날 방문한 식당은, 예전부터 광안동은 물론 수영구에서 손 꼽힐 정도로 유명한 '수영돼지국밥'이다. 방문 후, 수요미식회에 나온 것을 보았는데, 과연 전국구 방송에 나올 정도의 맛집인지 한 번 알아보자.

(가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글 하단에 있습니다.)



맛집이 많은 수영로타리에서 많이 떨어진, 어중간한 위치에 있다.

광안역이나 수영역 어디에서 내리더라도 5~10분은 걸을 마음을 가져야 한다.




주변에 딱히 유명한 곳도 유명한 식당도 없고, 광안리해수욕장도 멀기에, 말 그대로 지역밀착형 식당이다.




그래도 식당 건너편에 전용 주차장이 있으니, 먼 곳에서 찾아오는 손님도 주차에 대한 걱정은 없다.




넓은 홀의 절반은 좌식테이블이다.

사진은 없는데, 주방이 오픈형이라 조리에 대한 믿음이 간다.




입구쪽에 입식테이블도 몇 개 있다.

다만, 화장실 입구라는 점이 조금...




돼지국밥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국내산이라고 하지만, 배추김치는 중국산이다.

뭐 이제는 직접 담근 김치를 주는 식당을 찬양해야 하는 시기니, 김치가 중국산이라도 메인만 좋다면...별 수 없다.




영업시간과 메뉴판이다. 참고하자.

가격을 보고 흠칫했다. 물가가 미친듯이 오르기는 하지만, 7000원이 넘어가는 돼지국밥은 처음 만나본다.

10년 전만 해도 돼지국밥 한 그릇은 4000~4500원 정도 였는데...거의 2배가 됐다.




반찬은 셀프지만, 김치류는 테이블에 있다.




부추무침과 생채고류는 셀프~!




[ 돼지국밥 - 7500원 ]

돼지국밥은 혼식, 혼밥으로 많이 이용하기에, 이 곳도 간편하게 쟁반에 음식들이 한꺼번에 나온다.

주문 전에 밥을 국에 말지, 아니면 따로 나올지 묻는데 따로 달라고 했다.

원래 돼지국밥은 토렴하는게 일반적인데, 요즘 소비자의 트렌드는 따로국밥으로 깔끔하게 먹는게 대세 같다.

토렴을 하건, 따로 먹건 맛의 장단점이 있지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나는 따로 먹는걸 선택한다.

어차피 나중에 말아 먹을거라, 국물 본연의 맛도 느껴보기 위함도 있지만,

토렴한 것보다 따로 줬을때 뭔가 국의 양이 많지 않을까란...;;;어린 마음에...;;;




김치와 깍두기는 덜어먹을수 있도록 테이블에 놓여있다.

배추김치는 심하게 붉은 색깔 만 봐도 확실히 중국산 이다. 반면 깍두기는 국내산이라 한다.




김치는 원하는 만큼 앞접시에 덜자.




완성 된 돼지국밥 한상이다.

김치류와 새우젓, 부추무침, 생야채류와 쌈장 그리고 국수사리가 있는, 정말 전형적인 돼지국밥 한상차림이다.




부추(정구지)무침은 부산식당 치고 상당히 양념이 약하다.

김치는 그냥 동네 식당용 김치다. 그리고 김치는 이 식당 최대 에러다. 국밥을 잘 먹다가 괜히 입맛만 버리는 김치다.




돼지국밥의 국물은 곰탕과 같은 투명한 국물류와 설렁탕과 같은 탁한 국물류로 나뉜다.

부산역의 본전돼지국밥, 토성역의 신창국밥과 같은 몇 곳을 제외하고, 부산 대부분의 돼지국밥은 탁한 국물이 나온다.

수영돼지국밥집도 탁한 국물이지만, 탁한 국물의 돼지국밥 중에서는 맑은 축에 속한다.




서울의 국밥, 특히 순대국밥의 경우 양념장이 아에 없거나 따로 달라고 해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산의 경우 양념장 국에 들어있는게 일반적이다.

양념장에서 부터 지역별 차이가 느껴진다.




수영돼지국밥집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건 고기 양이다.

사진에서 보이듯이 양도 많지만, 요상한 부위로 양을 채운 것이 아니다. 국밥 속 고기 치고 질이 꽤나 괜찮다.

적당한 비계와 살코기가 있어서 고기맛도 잘 느껴지고, 삶음 정도도 적당해서 부드럽다.

옆 테이블 손님들은 당연한 듯이 수육백반을 시키셨는데, 살짝 보니 국밥에 들어있는 고기보다 훨씬 더 두툼하고 질도 좋아 보였다.

전체적으로 국물보다 오히려 고기의 질이 더 나아보이니, 수육백반이나, 수육을 먹는 것을 추천한다.




국물을 먹을때는 돼지누린내 비슷한 것이 났다.

서면시장의 돼지국밥집들에 비하면 애교에 가까운, 약한 누린내고 거부감이 전혀 없었기에, 반가운 돼지누린내다.

거기에 돼지고기에서 나온듯한 돼지감치맛이 섞여지면서 풍미가 폭발한다.

강도는 약하지만, 아주 괜찮은 국물 맛이다.

다만, 부추무침과 새우젓을 넣자, 그냥 일반적인 돼지국밥이 되어버렸다.

그렇다고 부추무침을 넣지 않는 것은 부산스타일이 아니라...다시 오더라도 넣긴 하겠지만,

국물을 풍미를 고스란히 느끼기에는 그냥 있는 그대로 먹는게 낫겠다. 

개인적으론, 주인분이 국물의 풍미를 확 올려서 국물과 정구지무침의 조화가 잘 되도록 업그레이드 해줬으면 한다.




꽤 먹었는데 고기가 아직 있다.




밥을 말기 전에 국수사리부터 넣어서 먹어본다.




국수사리는 에피타이저이자 별미와 같은 것이라, 돼지국밥을 먹을때 없으면 섭섭하다.

그런데, 설렁탕이나 돼지국밥집에서 국수사리가 나오는 이유는 맛이나, 별미 때문이 아닌, 역사적인 이유가 있다.

70년대 박정희 정권시절, 쌀 소비를 억제하고 밀가루 소비를 증진할 목적으로 혼분식장려 정책을 시해했다.

그리고 정책의 일환으로 국밥집들은 밥의 일정 비율을 국수사리로 내어야했다.

그 때의 전통(?)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이다.




적당히 국물과 국수사리를 맛봤으면, 본격적으로 돼지국밥을 먹어보자.

전통적인 부산스타일답게, 부추무침과 새우젓을 돼지국밥에 투하한다.

식당 주인분이 국물에 애착이 있으신지, 부추무침의 양념은 거의 없다고 해도 될 만큼 약하다.

뭐, 서울에서는 부추무침은 커녕 생부추를 주는 곳도 있으니, 그것에 비하면 양반이다.




부추무침은 국밥에 넣고, 한동안 국물의 열기로 숨을 죽여야 한다.




사진만 봐도 다시 먹고 싶다.




밥을 말기 전에, 고기도 몇 점 꺼냈다.

원래 그냥 섞어서 먹는데, 이 곳은 돼지국밥집 치고 고기 질이 좋아서 따로 먹고 싶어졌다.

새우젓에 찍어도 먹고, 양파와 쌈장을 버무려 먹어도 괜찮다.




밥 투하~!




밥은...그냥 밥이다.




처음 국물을 먹을때는 입술이 살짝 달라 붙을 정도의 약한 진득함이 있었는데, 먹다보니 그런 끈적함은 없어졌다.




얼마든지 다시 사먹고 싶은 돼지국밥이다.



[ 식당정보 ]

08 ~ 23:40시 영업

문의전화 : 051-758-5046

(주차 가능, 포장 가능


[ 메뉴 / 가격 ]

돼지국밥, 내장국밥, 순대국밥, 모듬국밥 : 7500원

수육백반 : 9500원

수육 : 中 2.5만원, 大 3만원

모듬수육 : 中 2.7만원, 大 3.2만원

순대 : 中 7000원, 大 1.1만원

순대버섯전골 : 中 3만원, 大 3.5만원


주관적 평가 ]

별점 

한줄평 : 고기만 뺀다면, 더도 덜도 아닌 딱 평균적인 맛의 돼지국밥.

위에서 많이 언급했으니, 고기에 대해선 '국밥 속 고기치고 양도 질도 상급'이라 말하고 넘어가겠다.

국물도 본문에서 많이 언급했는데, 쉽게 말하면, '첫맛의 기대가 뒷심 없이 무너져서 일반적 국물이 되었다'라고 할 수 있겠다.

국물은 진득함과 맑음의 중간 정도로 부산사람들에겐 평균적이고 일반적인 돼지국밥 국물의 진하기고,

수도권사람에겐 조금 진할 수 있는 국물이다.

국물의 진함 정도야 어찌됐던, 부추무침이나 새우젓과 같은 부수적인 걸 넣어먹는 부산 돼지국밥의 특성에는 조금 아쉬운 국물 이다.

국물에 무언가를 넣는 순간 흥미롭던 첫맛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원래 국물과 부추무침이 잘 어울려야 하는게 돼지국밥의 매력인데...아쉽다.

거기에 김치는 정말 별로다.

괜찮은 고기와 딱 평균적인 맛을 내는 국물의 돼지국밥집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음식 퀄리티에 비해서 가격은 꽤나 비싸게 느껴진다.


주소 지도 ]

2,3호선 수영역 / 2호선 광안역 

 

<< 주관적인 별점 기준 >>

1개 그냥 식당, 2개 같은에 살면 가볼 만한 식당, 3개 같은에 살면 가볼 만한 식당,

4개 같은에 살면 가볼 만한 식당, 5개 꼭 한번 가볼 식당

( 4개 이상부터 추천 )


[ 방문정보 ]

현재까지 [ 1 ] 회 방문 함. / 계산은 [ 본인 ] 이 직접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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