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동 맛집] 대령숙수추어탕 – 돌솥밥,추어탕
날이 추우면 추워서 찾고, 날이 더우면 더워서 찾는게 보양식 아닐까?
민어, 닭, 오리, 메기, 자라, 염소 등 보양식의 재료는 다양하지만, 결국 보양 요리는 '탕' 종류가 많다.
푹 고아야 재료 깊은 곳에 있는 영양분이 다 나온다는 믿음 때문 일 수도 있고
어려운 시절 국에 밥 말어 먹는 습성이 남은 것일 수도 있다.
후자에 입각해서 본다면 보양식 요리방법인 탕은 서민을 위한 요리 종류가 되겠는데,
뭔가 비싸고 흔하지 않을 거 같은 '보양'이란 단어와, 평범하고 대중성을 의미하는 '서민'이란 단어의 모순적 결과물인
서민적 보양식 재료에는 뭐가 있을까?
머리속에 떠오르는 게 3가지 있다. 닭, 미꾸라지 그리고 개.
(개를 음식으로 대하는거에 대해선 말이 많지만, 아직까지 보양식으로 먹고 있으니...논란을 뒤로 하고 언급은 하겠다.)
상이한 3가지 재료의 공통점은 서민의 삶에 밀착되어 있다는 거다.
닭과 개는 언급하지 않아도 알겠는데 미꾸라지가 우리의 삶에 밀착 되어있다?
지금 사회는 아니지만, 농경사회를 생각한다면 너무나 친숙한 민물고기가 미꾸라지다.
하천은 물론 논이나 수로에서 흔하게 보이던게 미꾸라지며, 일부러 논에 키워서 먹기도 했다.
미꾸라지를 부르는 '추어'라는 말도 수확 후 가을에 많이 먹었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물론 설이며 아니라는 반박이 더 많다.)
이 밖에 더 말하고 싶은건 많지만 각설하고,
날이 쌀쌀해지면 보양식으로 우리의 삶을 따뜻하게 해주는 미꾸라지는 지역마다 요리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
크게 서울식으로 불리는 중부지방의 방법과 남부지방의 방법으로 나뉘는데,
서울식을 통추어탕으로 추어를 갈지 않고 통으로 붉은 국물에 끓인다.
남부식도 전라도와 경상도가 조금 다르지만, 갈어나 살을 체에 걸러서 사용하는건 같다.
(산초나 방아 등 첨가하는 재료에서 차이가 난다.)
어찌됐던 추어탕의 원조는 남원이라 전라도식이 원형일 듯 하지만,
남원 추어탕은 원래 미꾸라지로 끓이지 않았으니...원조 따져서 뭐하겠는가.
오랜만에 새로운 식자재를 만나게 돼서 말이 길어졌는데, 오늘의 식당을 소개하겠다.
봉천역 주변은 연령이 높으신 분들이 많이 거주하시기에 점심식사의 퀄리티가 상대적으로 높은편이다.
그런 봉천동에서 추어탕 하나로 대기줄을 만드는 '대령숙수추어탕' 집이다.
(가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글 하단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가게명이 '돌솥밥추어탕'으로 알았다. '대령숙수'라는 글이 간판 가운데 작게 적혀있다.
식객이라는 만화를 통해서 유명해진 말이 '대령숙수'인데,
개인적인 생각에 명성황후와 함께 거대한 거품이 끼어있는 조선시대 상식 중 한개가 대령숙수라고 생각한다.
식객에서 논했던거 만큼 대단한 요리사도 아니었으며,
그저 일제강점기 시대, 요정이나 고급 술집을 번성시키기 위한 마케팅적 요소로 사용되면서 거품이 낀 명칭이다.
미꾸라지가 있는 수조관이 식당 밖에 있다.
미꾸라지가 그리 고급재료도 아니데, 추어탕이란 이름을 쓰고 미꾸라지나 미꾸리가 아닌 고등어나 잡어를 사용하는 곳이 꽤 있다.
남부식 추어탕은 갈아서 사용하기에 사실 무슨 생선을 넣든 그걸 맛으로 알아내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내부에는 미꾸라지의 효능에 대해서 설명도 되어있다.
식당에 식당재료에 대한 과한 설명을 적은 곳이 많은데, 솔직히 영양과다인 현대사회에서 저런게 굳이 필요할까?
(하지만 꼼꼼하게 읽어보았다. 너무 과하게 포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돌솥밥과 추어탕이 같이 나오는데 7000원이면 상당히 괜찮은 가격이다.
내부 분위기다.
매번 대기줄이 보여서 점심 식사시간보다 일찍 갔는데, 이미 자리는 거의 다 찼다.
모든 좌석이 좌식이니 참고하자.
반 오픈형 주방이다.
정신없게 조리하시는데, 나름 깨끗하게 관리하고 계신다.
자리마다 들깨가루와 산초가루가 있다.
헌데 산초가루가 경상도에서 먹던 산초와 조금 다른 맛이다. 복합적인 맛이 덜하고 그냥 매운향만 강하다.
기본찬이다. 1인당 국수도 1줄 준다.
김치 종류가 3가지나 된다.
이 집은 전체적으로 양념이 강하지 않아서 좋다.
드디어 추어탕이 나왔다.
[ 돌솥밥추어탕 - 7000원 ]
이 식당에 손님이 많은 이유 중 하나가 이 돌솥밥이다.
식후 숭늉을 먹으려면, 얼른 밥을 덜고 돌솥에 물을 부어두자.
딱 밥 1공기가 나온다.
걸쭉한 국물이다.
국물이 식기 전에 국수를 말아서 먹었다.
내가 생각했던 맛의 추어탕은 아니다.
향도 약하고, 건더기도 조금 적어서 부추를 더 달라고 해서 넣었다.
산초를 넣으니 매운맛이 돌면서 괜찮긴 했는데...실수로 조금 많이 넣었다ㅠ
밥을 말았더니 거의 죽처럼 되서 별로다. 밥과 국을 따로 먹는걸 추천한다.
숭늉은 너무 별게 없다.
돌솥밥에 너무 큰 기대를 했다.
[ 메뉴 / 가격 ]
돌솥밥추어탕 : 7000원
돌솥밥,통추어탕 : 8000원
돌솥밥우렁추어탕 : 8000원
튀김 : 1.2만원
[ 영업시간 / 휴무일 / 연락처 ]
11 ~ 22시 영업
문의전화 : 02-883-7780
[ 주관적 평가 ]
별점 :
한줄평 : 김치를 먹기 위해 존재하는 추어탕과 솥밥.
우선 나는 경상도식 추어탕을 좋아함을 짚고가겠다.
그 기준에서 봤을 때, 너무 약한 향과 맛의 추어탕이다.
국물이 걸쭉해서 깊은 맛이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특별한 맛이 없는 그냥 서울식화 된 전라도식 추어탕이다.
경상도식의 칼칼한 맛도, 전라도식의 묵직함도 없다.
감칠맛도 매운맛도 딱히 없다.
더 안타까운 것은, 주방에서 힘겹게 만드시는 돌솥밥이...너무 별게 없다.
우선 솥도 돌솥이 아니고, 냄비밥 특유의 알알이 살아 있는 맛이나 돌솥밥의 푹익힘도 아닌 그 중간 어디에 있다.
특히 밥과 국을 말아버리면 죽으로 변하는데, 그 조화가 아름답다고 말하기 어렵다.
차라리 이 집에서 아주 괜찮다고 느낀 건 김치다.
갓김치는 물론이고 배추김치도 각자의 특색은 확실하지만, 양념이나 맛이 강하지 않아 탕과 함께 먹기 너무 좋다.
추어탕만보면 다시 방문하고 싶지 않지만, 이 식당의 김치와 함께 먹는다고 생각하면 또 다시 방문 할 거 같다.
[ 주소 / 지도 ]
2호선 봉천역
<< 주관적인 별점 기준 >>
1개 : 그냥 식당, 2개 : 같은‘동’에 살면 가볼 만한 식당, 3개 : 같은‘구’에 살면 가볼 만한 식당,
4개 : 같은‘시’에 살면 가볼 만한 식당, 5개 : 꼭 한번 가볼 식당
( 4개 이상부터 추천 )
[ 방문정보 ]
현재까지 [ 2 ] 회 정도 방문 함. / 계산은 [ 본인 ] 이 직접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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