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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흥역 맛집] 을밀대 – 평양냉면,녹두전 ((추천))

시베리안낙타 2017. 7. 20.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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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대흥역 맛집] 을밀대 – 평양냉면,녹두전 ((추천))


무더운 여름날씨가 계속 되고있다.

이럴 땐 시원한 국물이 있는 음식이 좋다.

특히 이름만 들어서도 시원해지는 '냉'면은 가히 여름을 위한 음식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냉면은 사실 겨울음식이다.

일전에도 말했지만, 기계가 없던 조선시대에 시원한 국물을 여름에 만든다는건 궁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뭐, 시대가 변하면서 의미 없어진 계절음식 이야기는 논외로 하자.

대한민국 3대 냉면이라고 하면 평양냉면, 함흥냉면, 진주냉면 정도를 들 수 있다.

(누가 붙였는지가 더 의문이라는 3대, 5대 음식...)

밀면도 냉면의 범주에 든다고 보거나, 고명의 차이도 다른 냉면의 종류로 본다면

생각보다 다양한 냉면이 존재하는 거 같다.

그 많은 냉면들 중 그래도 냉면하면 항상 평양냉면이 먼저 떠올른다.

밍밍하고 슴슴하고 요상한 맛에, 자극도 탄력도 없는데,

먹고 나면 생각나는 은은함 때문일까? 아니면 시원한 국물 때문일까?

은은하지만 강한, 사랑 같은 것이라 믿고 싶다.

그런데, 평양냉면이 마치 미식가임을 확인하는 바로미터가 되어버린 상황에 직면했다.

맛에는 기준이 없는 것을, 어떻게 특정음식이 사람의 감각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는 것이지?

그냥 평양냉면의 본질을 생각하고, 맛을 느껴보고,

내입에 안 맞으면 안 먹고, 맞으면 먹고, 남이 싫어하면 그렇구나 하고 넘길 수는 없을까?

5년 전 쯤, 을지로에 있는 유명한 평양냉면집을 지인과 함께 간 적이 있다.

그 날 처음 평양냉면은 먹어 본 지인의 평가는

'차가운 콩나물국에 소고기 다시다 넣은 맛이네. 뭐 내 입에는 그냥 그렇다.' 였다.

썩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얼마나 정확한 맛 평가이며 자신의 미각에 떳떳한 발언인가?


오랜만에 서두가 길어진 이유는 아마 이 식당에 대한 평가 때문일거다.

서울의, 아니 전국구급 평양냉면집 반열에 항상 이름을 올리지만,

이 곳 만큼 맛에 관한 설전이 많은 곳을 찾기 힘들 것이다.

바로 마포구의 대표적인 평양냉면집 '을밀대'이다.


정겨운 간판이다.

간판 옆 창으로 면 뽑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면 면 뽑으시는 분이 민망하지 않을까 항상 궁금하다.

(평일 점심시간에도 줄이 기니, 참고 하자. 그래도 옆 건물, 2층 등 은근 공간이 많아서 금방 입장 할 수 있다.)


겨울에도 한다고 한다. 이 문구나 오래 된 저 광고판(?)이 많은 걸 의미하고 있다.


녹두전이다. (9000원)

작은 크기 1장 가격이 9000원이면, 싸지 않다. 아니 비싸다.

그래도 막걸리 안주로 좋고, 냉면보다 먼저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애피타이저로 종종 먹는다.


냉면의 수준에 비하면 뭐 그리 맛있는 녹두전이라고 말 할 수는 없다. 그냥 녹두전이다.

나름 바삭한 겉과 나름 촉촉한 속을 유지하고 있지만, 역시 작은 양이라 썩 기분 좋진 않다.

그래도 숙주도 살아있고, 양념장과 잘 어울린다는 점에서는 칭찬한다.


참고로 근래 수육을 시켜먹을 일이 있었는데, 수육이 너무 얇아서 식감을 느끼기도 힘들었다.

부드럽다고 평 할 수도 있지만, 좋은 수육이라고 말 할 수는 없다.

자작히 육수가 있어서 따뜻하게 먹을 수 있고 양념장과도 잘 어울렸지만, 부족한 식감을 넘어설 수는 없었다.

많이 아쉬운 수육이었다.


드디어 나온 평양물냉면이다. (1.1만원)

평양냉면집 들이 다 비슷비슷한 양인데, 성인남자 양에 살짝 부족할수도 있다.

(하지만 육수도 먹는다면 충분히 든든한 양이니 오해하지 말자.)

이 집 냉면은 나의 첫 평양냉면이자, 평양냉면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냉면이다.

근데 이 이미지에서 호불호의 논쟁이 시작되는 거 같다.

을밀대 평양냉면 육수에는 살얼음이 있다.

시원하게 마시기 좋지만, 얼음이 있을 정도로 육수가 차면 그 온도가 면에 영향을 준다.

내 추측에는 이 점 때문에 을밀대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냉면을 시킬때 '거냉'이라는 단골들의 암호(?)를 넣으면 살얼음 없는 육수를 준다고 한다.

뭐...나는 그렇게 시켜 본 적이 없다.

주인이 이렇게 내는 이유가 있겠고, 다른 평양냉면집에서 못 보는 형태니 그냥 있는 그대로 먹는다.

그리고 얼음이 있는 것 때문에 평을 낮게 하는 분들의 마음도 이해한다.

또한 육수자체의 맛에서 평이 엇갈리기도 한다.

닭육수에 가깝니, 평양냉면과 거리가 머니...

이 점도 이해한다.

하지만, 옥류관 평양냉면과 서울의 평양냉면도 천지 차이라고 하니...어쩌겠는가.

싫으면 싫어하고 좋으면 좋아하고,

싫은데 남이 높은 점수 준다고 평가절하하지 말고, 좋은데 낮은 점수준다고 화내지 말자.

나도 블러그에 내 멋대로, 내 기준으로 심판이나 신이 된 것 마냥 평가짓 하고 점수 매기지만,

그냥 그 것 또한 독특한 한 사람의 지극히 주관적인 가치관과 미각에 의한 평가인 걸 망각하지 말자.

그러니

본 블러그의 평가는 물론 다른 사람의 평가는 믿지 말고, 본인의 혀와 코와 감각을 믿어라.


여튼, 아직까지 을밀대는 우래옥과 함께 최고의 평양냉면 집이라 나는 생각한다.

언제나 그곳에서 예전과 동일한 맛과 형태로 우릴 맞이해 줄 좋은 식당이다.

 

<메뉴/가격>

평양물냉면 : 1.1만원

평양비빔냉면 : 1만원

회냉면 : 1.4만원

녹두전 : 9000원

소수육 : 2.5만원

 

<영업시간/휴무일/연락처>

11 ~ 22시 영업

문의전화 : 02-717-1922

 

<주관적 평가>

총점

한줄평 :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나뉘는 곳 이지만... 나는 극호


위에서 너무 많은 글을 썻으니 여기는 적게 쓰겠다.

냉면만 보자면 상당히 좋은 평가를 주고 싶은 식당이지만,

적은 양의 녹두전, 얇은 수육은 변화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수육도 그렇지만, 냉면에 나오는 고명고기도 괜찮은 편은 아니다.

그저 평양냉면 하나 보고 가는 집 같다.


을밀대 본점과 분점의 맛 차이가 크다는 말이 많다.

특히 분점의 편차가 크다고 하는데, 한번 가봐야겠다.

명성이 자자한 식당들이 분점을 내면서 잡음이 많이 들려온다.

주인의 열정 차이인지, 세대차이인지,

아니면 음식이 이토록 어려운 건지 모르겠다.

 

<주소/지도>

6호선 대흥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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