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역/당산 맛집] 김둘레순대국 – 순대국
( 내용물은 풍성, 맛은 풍부, )
대학시절, 딱히 볼 일이 없어도 당산역은 자주 갔었다. 기분이 울쩍하거나, 캔맥주 한잔 하고 싶을 때, 당산역 옆 둔치에서 한강과 당산철교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곤 했었다. 그 때는 9호선이 개통 되기 전이고, 당산역에서 한강시민공원으로 바로 갈 수 있는 진입로와 엘르베이트도 없었다. 주변 식당도 이조보쌈을 제외하곤 그냥 그런 술집이 전부였기에, 항상 4번 출구 편의점에서 캔맥주와 주전부리를 사서 둔치로 향했다. 지금은 당산역 주변 둔치가 마치 습지 옆 숲 처럼 변했는데, (덕분에 밤에 가면 조금 오싹하다.) 2000년대 초중반만해도 넓적하고 평평한 시멘트구조물(?)이 강 옆으로 이어져있어서, 강 바로 옆에 돗자리를 펴고 앉을 수 있었다. 한강정비사업으로 추억이 있던 둔치의 변화가 안타까운데, 둔치의 변화보다 당산역 주변의 변화가 훤씬 큰 거 같다. 9호선을 개통의 영향력인지, 오피스텔과 고층 빌딩도 많이 생겼고, 쇼핑몰과 체인점, 식당들이 부쩍 늘어났다. 오랜만에 당산에 가게 되어, 변화 된 모습도 볼 겸 주변을 어슬렁거리다보니 허기가 진다. 정해놓은 식당이 없었기에 대충 눈에 띄는 식당에 들어갔는데, 기대하지 않던 괜찮은 순대국을 만났다. 우거지와 실한 순대가 넉넉히 들어있는, 오늘 소개할 식당은 '김둘레순대국'이다.
(가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글 하단에 있습니다.)
김둘레순대국은 당산역 11번 출구, 오피스텔 건물 1층 상가에 있다.
순대국집 답게 24시간영업을 한다고 한다.
층고가 높아, 시원시원한 내부 홀이다.
이런저런 메뉴소개도 시원시원하고 큼지막하게 여기저기 적혀있다.
정말 연예인들이 많이오는지는 몰라도 벽면 한가득 유명인들의 싸인이 있다.
(요즘은 식당에 싸인이 한가득 있는 곳도 썩 유쾌하게 보이진 않는다.)
메뉴판이다.
순대국을 포함한 국밥류 (왼쪽메뉴)는 저 사진 가격보다 현재 1000원 정도 올랐다.
질서 없이 이런저런 메뉴와 글귀가 너무 많아서 눈이 아프다.
주문과 동시에 기본반찬이 나왔다.
콩나물이나 숙주류를 좋아하는 나에게 국밥집의 콩나물반찬은 참 반갑다.
김치도 비주얼만 봐서는 싸구려 중국산은 아니다.
[ 김둘레순대국 - 9000원 ]
반찬에 이어서 순대국도 오래지 않아 나왔다.
분식점의 당면순대를 즐기지 않는 나에게는 이 집 같이 속재료가 다양한 순대가 너무 좋다.
순대국 속 순대도 다른 식당보다 2~3알은 더 있는 거 같다.
순대국 속 돼지부속에 대한 호불호가 매우 큰 편인데, 이 곳은 부속재료 중 그나마 불호가 적은 고기부위가 많다.
돼지고기와 순대만 있는, 부산식 순대국밥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이런 순대국이 전형적인 수도권의 순대국 보다 나아 보인다.
순대국과 얼큰순대국의 차이는 매운 양념의 차이겠는데,
순대국와 김둘레순대국의 차이가 궁금한 사람이 있을거다.
김둘레순대국은 순대국보다 내용물이 더 많고, 우거지가 들어간다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1000원차이니 일반순대국보다는 김둘레순대국을 먹는게 이득같다.
우거지 덕인지, 국을 몇 번 휘저었을 뿐인데 국의 색이 조금 변하면서, 더 맛깔스러워졌다.
국물과 내용을 조금 먹다가 테이블에 있던 들깨가루를 넣는다.
들깨가루를 넣은 김에 밥도 투하~!
서울식 순대국에는 들깨가루를 많이 넣는 편인데, 이 곳은 국물에 적당한 잡맛이 포함되어있기에 조금만 넣는게 좋겠다.
양도 많고, 맛도 괜찮은 순대국이다.
[ 식당정보 ]
24시 영업
문의전화 : 02-2677-6639
(포장 가능)
[ 메뉴 / 가격 ]
김둘레순대국 : 9000원
순대국 : 8000원
얼큰이순대국 : 8000원
왕만두순대국 : 8000원
뚝배기감자탕(뼈해장국) : 8000원
선지국 : 7000원
술국 : 1.5만원
삼색순대 : 8000원
오징어순대 : 1.5만원
왕만두 : 5000원
김둘레정식 : 1.1만원
모쌈세트 : 2.5만원
[ 주관적 평가 ]
별점 :
한줄평 : 아주 괜찮은 순대국인데, 가격 인상이 치명적이다.
음식은 맛이 제일 중요하지만, 음식도 하나의 제품이기에 가성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가성비나 효용이란 것은 매우 주관적인 요소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평균적 범위는 있다.
예를 들면, 기가 막히게 맛있는 김밥 있다해도 사람들은 김밥 한줄에 낼 용의가 있는 가격의 최소,최대 단위는 존재하는 것 같은 거다.
이 때, 그 제품의 원가나 정성이 핵심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는다.
이미 특정 가격대를 형성한 비슷한 업계의 많은 식당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말이 길었는데, 이 식당은 차라리 내용물을 조금 줄였어야지, 가격을 올렸으면 안됐다.
아무리 내 입에 맞는 순대국이라해도 순대국을 9000원에 먹을거냐고 물으면...걍 다른 음식을 먹을 거 같다.
전형적인 수도권 순대국이 아닌, 나름의 특색을 가진 순대국이라고 해도...
조금 다른 국물 맛과 우거지를 뺀다면 그렇게 큰 메리트가 있는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7000~8000원이었으면 종종 갔을건데, 아쉽다.
[ 주소 / 지도 ]
2,9호선 당산역
<< 주관적인 별점 기준 >>
1개 : 그냥 식당, 2개 : 같은‘동’에 살면 가볼 만한 식당, 3개 : 같은‘구’에 살면 가볼 만한 식당,
4개 : 같은‘시’에 살면 가볼 만한 식당, 5개 : 꼭 한번 가볼 식당
( 4개 이상부터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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