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동 맛집] 신안바다장어구이 - 붕장어구이(아나고구이)
( 민물장어가 대세인 서울에서 바다장어를~! )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쓴다. 아프기도 했고, 고난도 많았던 겨울이라 멍하니 시간을 보낸거 같다. 아무튼, 따뜻해진 날씨마냥 필자의 컨디션도 봄을 맞이했으니, 그동안 미뤄뒀던 블로그 글도 찬찬히 올려보겠다.
긴 공백 후의 첫 글은, 기운을 내기 위한 장어집을 소개하려한다.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장어도 한우만큼이나 마음을 먹고 먹어야하는 음식이다. 그런데, 요즘은 워낙 고물가 시대라 장어가 엄청 비싸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이 날도 지인과 백숙이나 염소로 보양이나 하려했다가, 그 가격이 그 가격이나 오랜만에 장어를 먹기로했다. 마침 지인이 봉천동에 장어 잘하는 곳을 안다니 따라갔다. 추천을 받고 방문한 오늘을 식당은 '신안바다장어구이'집이다. 봉천역에서 두산아파트 방향에 있는 식당이다. 서울에서 장어라고 하면 대부분 민물장어를 파는데, 흔치 않은 바다장어집이라 더 기대가 크다.
- 가게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주관적 평가는 글 하단에 있습니다 -
# 식당외관
신안바다장어구이식당은 봉천두산아파트 정문에 위치해있다.
두산아파트 앞길인 '봉천로'에는 이 식당과 같은 중장년용(?) 식당이 많다. 원래 어르신들이 많은 식당이 진짜 맛집이라고 하지만, 이 주변 식당 몇 곳을 다니면서 그런 생각이 조금 지워졌다. 나이가 많으면 경험치로 맛집을 알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세대가 다르면 입맛도 다를 가능성이 크다는걸 알게 해 준 도로다.
아무튼, 여기는 그렇지 않기를 바라며 들어갔다.
식당 입구에 수주관이 있다.
여기서 사용하는 바다장어는 국내산이며, 자연산이라고 한다.
참고로 한국에서 먹는 장어는 뱀장어(민물장어,풍천장어), 붕장어(바다장어,아나고), 갯장어(하모,참장어), 꼼장어(먹장어,곰장어) 4종류가 있다. (곰장어는 장어보다는 지렁이에 가까운 원구류라...장어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극히 주관적인 경험상 수도권과 그 주변은 민물장어를, 경상도는 붕장어를, 부산은 꼼장어를, 전남과 남해는 갯장어를 많이 먹는듯하다. 영남 출신인 필자도 어릴때 장어를 먹는다고 하면, 당연히 아나구 아니면 꼼장어를 먹는다고 생각했다. 서울로 상경해서 장어를 처음 먹었을때, 고향에서 먹던 장어 식감과 많이 달라서 의아했던 기억이있다. 외국산 장어인가 했더니, 민물장어였다. 확실히 민물장어가 바다장어보다 조직감이 좋았다. 그 담백하고 탄탄한 조직감 때문인지, 서울에서는 장어를 먹자고 하면 대부분 민물장어를 말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바다장어는 고향에 가서야 먹을 수 있는 처지가 됐다. (아나고회가 얼마나 맛있는데, 서울에선 먹을 일이 없다)
그런데 바다장어집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니 반갑기 그지 없다.
# 내부분위기
홀은 아담하고 조금 좁은 편이다.
동네장사를 하는 곳이라, 주차는 어려워 보인다.
생물 생선이나 해산물을 다루는 식당은 비린내가 있을 수 있는데, 여기는 홀에서 냄새가 안나서 좋았다.
# 메뉴, 가격, 원산지
장어시세는 전혀 모르지만, 바다장어도 가격은 거의 민물장어급이다.
2명이라 장어구이 中을 주문하려 했는데, 이모님 말씀이 장어는 큰게 맛있다고 大로 먹으라고 한다. 사실 장어도 그렇고, 웬만한 생선은 큰게 맛있는게 맞으니 大 사이즈로 주문했다.
참고로 장어구이 中, 大의 차이는 생선크기 차이다. 둘 다 1마리가 제공된다.
뭔진 모르겠지만, 장어+십전대보탕도 판매하고 있다.
어릴때 참기름을 넣고 아나고를 푹 끓인 장어곰탕을 한번씩 먹곤했는데, 그런건가?
# 기본상차림
반찬이 많은건 아니지만, 헛으로 나오는건 없는 구성이다.
장어구이를 위한 정예병사, 그런 느낌?
근데 쌈채소가 보이지 않는게 아쉽다. 깻잎에 싸먹는 장어가 얼마나 맛있는데...
쌈채소가 없는 대신, 쌈을 대신 할 깻잎절임. 그리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부추무침.
처음 반찬을 봤을때, 다 간이 셀거 같아 보였는데, 깻잎절임과 부추무침은 생각외로 밋밋한 맛이었다. 뭐, 간이 강하거나 맛이 센것보단 밋밋한게 장어와 같이 먹기 좋을수도 있다. 강하게 치고 들어오는게 없으니까 말이다. 아무튼 '부추무침'은 정말 기름, 고춧가루만 넣은 느낌이 들었다. 액젓, 설탕, 식초 같은 재료는 느껴지지 않았다. '깻잎절임'도 간장향만 약하게 났다. 신맛, 짠맛 같은건 없다.
식당 이름에 '신안'이 들어있어서 상당히 강력하고, 푹삭은 맛을 기대했는데...완벽하게 서울화 된 반찬이다.
꽃게 특유의 무늬는 있는데, 꽃게는 아닌듯한 작은게장은 시중의 게장과는 맛이 조금 다르다. 계피향 같은게 주류고, 생강향도 난다. 이점에서 호불호는 확 갈릴듯하다. 근데 개인적으론, 그런 향과 간장의 밸런스가 괜찮았다. 저 게장으로도 소주는 한병 클리어 가능하다.
그리고 대망의 파김치~! 이모님이 반찬을 놓으실때 부터 파김치 자랑을 늘어놓으셨다. 6개월 숙성한 파김치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푹삭은 신맛과 군내는 약하다. 많이 익긴했는데, 저온에서 쭉~~뒀던건지, 묵은지 특유의 신맛은 약하다. 군내도 약하긴 하지만, 존재감은 확실히 있어서, 호불호가 있긴 할 듯하다. 물론 장어와 같이 먹으면, 군내는 장어에 묻힌다.
아무튼 전라도 '신안' 이라는 명칭 때문에 푹 삭거나 강력한 반찬을 기대했는데, 의외로 서울화 된 조금 밋밋한 반찬들이었다. ( 물론 필자입에 그런거지 학생들은 손사레 칠지도 모른다. )
그리고 문제의 소스.
개인적으로 소스는 정말 별로였고, 장어와 어울리지도 않았다. 뭐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비교하자면...임팩트 약한 데리야끼 소스에 가깝다고 할까? 살짝달달하고 연한 간장맛이 감돈다. 이 소스는 기름진 장어와 조화가 되거나 기름을 씻겨내주거나, 뭐 하나 자기 역할을 한게 없다. 더군다나 와사비는 왜 있는거지?
# 바다장어구이
[ 바다장어구이 大 : 59,000원 ]
장어는 주문시 바로 잡아 주신단다.
바로 잡는 장어치고, 아주 빠르게 손질 되어 나온다.
앞서 말했지만, 장어구이는 中이나 大나 전부 1마리고, 장어크기에 따라서 中, 大가 구분된다.
장어는 정말 선도가 좋고, 숯불도 퀄리티가 좋다.
이 2개가 식당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 장점 하나 더 추가~!
장어는 직원분이 직접 굽고 손질해주신다.
이제 먹어보자.
직화 구이라 장어가 건조해 보이지만, 바다장어는 살 안에 기름이 은근 많다. 그래서 먹다보면 금방 질리기도 하고, 뭣모르고 많이 먹었다가 다음날 배탈이 나는 사람도 있다.
개인적 경험상, 장어류는 다 기름지지만, 바다장어가 민물장어보다 더 기름진 느낌이다. 민물장어(뱀장어)는 탄탄한 조직감과 담백함이 앞선다면, 바다장어(붕장어)는 조직이 부스러질듯한 폭신함과 그 속에 있는 기름감이 뒤를 친다. 그래서 바다장어는 민물장어보다 더 강력하게, 그 기름감이나 먹다보면 오는 물림을 잡아줄 소방수같은 소스나 반찬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이 식당에선 그런 소스와 반찬을 만나진 못했다. ( 밥반찬이나 고기용 반찬으로는 참 탐이 나는 반찬인데 말이지...)
그래도 여기는 직화로 구워서 그런지, 필자가 고향에서 먹었던 바다장어에 비하면 기름감에서 오는 물림이 적었다. 그래서 음식조화 따지지 않고, 술안주로 막 먹기에는 괜찮았다.
# 서비스 : 장어탕
먹다보니 장어탕이 서비스로 나왔다.
장어를 갈아넣었는지, 푹 끓였는지 장어입자는 느끼지 못했다.
맛을 굳이 비교하자면, '들깨를 뺀 라이트한 남도식추어탕'에 가깝다. 이 집은 음식에 대한 확실한 노선이 있는듯하다. 반찬만큼, 장어탕도 임팩트가 약하다고 할까? 심심하다고 할까? 뭔가 빠진듯한 약한 맛이긴한데, 서비스니 뭐....
가볍게 밥을 말아 먹기엔 좋을 듯하다. 반찬으로 나온 파김치를 올려서 말이지~!
장어가 커서 남은 장어 1덩이는 이모님이 옆 테이블에서 구워주셨다.
반찬이 심심한 편이라고 했지만, 이것저것 조합을 섞어서 먹다보니 나름 재밌게 술자리를 마무리했다.
2명이서 大자는 꽤 배가 불렀다. 지인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다음에 올 일이 있으면 그냥 中으로 먹자고 했다.
잔잔한 아쉬움도 있지만, 바다장어에 소주 한잔 하기 괜찮은 곳이다.
# 식당 정보
[ 식당 운영 정보 ]
영업시간 : 10 ~ 22시 영업
휴무일 : 매달 2번째 월요일 휴무
전화번호 : 02-883-6543
( 포장 가능 / 점심특선 / 제로페이 / 외부화장실 / 남녀공용화장실 / 혼밥 가능 )
[ 포털사이트 평점 ]
구글 : 4.4 / 5점 ( 리뷰 44개 )
네이버 : 4.45 / 5점 ( 리뷰 154개 )
다음카카오 : 4.0 / 5점 ( 후기 9개 )
[ 메뉴 / 가격 ]
장어구이 : 中 4.9만원(700g), 大 5.9만원(1kg), 특대 13만원
( 장어구이 추가 3.9만원 )
장어전골 : 小 4.2만원, 中 4.9만원, 大 5.9만원 / 장어회 : 中 4.9만원, 大 5.9만원
산낙지연포탕, 낙지초무짐, 낙지탕탕이 : 中 4.5만원, 5.5만원
- 점심특선 -
장어탕 : 8000원~1.5만원 / 간장게장 : 1만원
[ 주소 / 지도 ]
- 2호선 봉천역 -
# 주관적 평가
[ 개별 점수 ]
맛 : ●●○○○ / 생각보다 반찬이 영 제구실 못한다.
가성비 : ●●◐○○ / 장어가 원래 비싸니 어쩔수 없다.
분위기,위생 : ●●●◐○ / 딱히 거슬리는건 없었다.
서비스,친절 : ●●●●○ / 무뚝뚝한듯 하지만, 잘 챙겨주심.
재방문의사 : 15% / 장어는 참 신선한데, 그 외의 음식이 너무 마이너스 요인.
[ 장단점 ]
장점 : 장어 아주 신선함!! / 숯불, 직화
단점 : 쌈채소 없음 / 소스 별로 / 장어와 안 어울리는 반찬맛
@ 총점 : ●●○○○ @
@ 한줄평 : 장어는 정말 신선 한데, 사이드 반찬은....정말 사이드 @
장어 하나만 본다면, 꽤 괜찮은 식당이다. 붕장어로 유명한 칠암에서 구이를 몇 번 먹었는데, 거기 보다 장어 신선도와 굽기는 훨씬 낫다. 근데, 그 좋은 장어를 뒷바쳐줄 반찬과 소스가 많이 실망스럽다. 솔직히 파김치를 제외하면, 성의와 고내에 의해서 만든 반찬은 없다고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그냥 구색용으로 대충 만든 반찬들이다. 거기다 소스는 더 최악이라 말 자체를 하지 않겠다. 그래서 전체적인 만족감은, 차라니 욕하면서 먹던 칠암의 아나구구이가 낫지 않겠냐는 생각조차 들었다.
임팩트있는 사이드 반찬과 소스가 절실해보인다. 정체성 이상한 소스 보다는, 차라리 묽은 고추장 소스가 백번 나아 보인다. 아무튼, 바다장어를 소금구이로 먹을 일은 없으니... 장어를 뒷바쳐 줄게 이리 없다면 재방문은 쉽지 않아보인다.
- 총점 평가 기준 -
1점 : 일부러 갈 필요 없는 식당 // 2점 : 같은'동'에 살면 가볼 식당 // 3점 : 같은'구'에 살면 가볼 식당
[ 4점 부터 추천 ] 4점 : 같은'시'에 살면 가볼 식당 // 5점 : 꼭 한번 가볼 식당 (전국구급)
[ 방문 정보 ]
현재까지 [ 1 ] 회 방문 / [ 본인 ] 이 직접 계산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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