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 맛집] 금수복국 – 복지리,복까스
( 초원복국과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복집 '금수복국' )
복어에 관해서 소동파는 말했다. '죽음과도 바꿀 맛'이라고 말이다. 복어가 그만큼 맛이 좋다는 말이지만, 죽음을 부를 수 있는 위험한 생선이란 말이기도 하다. 청산가리의 10배가 넘는 강력한 독을 가진 복어는 미량으로도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기에, 복어조리기능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 만 복조리를 할 수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복어요리는 있는 집 사람들이 먹는 요리란 인식이있다. 그런 인식이 전혀 틀린건 아닌게 황복과 같은 고급 복은 수십만원을 내도 먹기 힘들다. 그러나 복어의 종류가 전세계적으로 100여종이 넘고 한국 일대도 10여종이 되기에, 은복 같이 서민이 즐기기에 부담없는 가격의 복어도 있다. 요즘은 외국산 복어도 많이 들어와서 더 저렴한 가격으로 복어요리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 복어는 복사시미, 복불고기, 복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먹는데, 가장 대중적인 요리방식은 탕으로 끓인 복국이다. 미나리와 콩나물, 무와 함께 끓인 복지리(복맑은탕)는 최고의 해장 음식이며, 고추가루를 넣고 칼칼하게 끓인 복매운탕은 식사로도 반주용으로도 손색 없는 요리다. 하지만, 조리사의 실력에 따라 맛의 차이가 확실한 음식도 복국인데, 오늘은 복국 하나로 부산을 평정하고 서울까지 입성한, 대표적인 부산 복국 맛집을 소개하려 한다. 부산의 복국집하면 '우리가 남이가'가 떠오르는 초원복국이 가장 많이 알려져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역사와 인기를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금수복국'이다. 이 날은 금수복국이 시작 된, 해운대 중동의 본점을 방문했다.
( 가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글 하단에 있습니다. )
해운대구청 근처에 있는 금수복국 본점이다.
이 곳을 처음 방문한지 20년이 넘었는데, 동래에 분점이 생기면서 주로 그 쪽을 이용했으니 본점을 재방문한건 십여년 만이다.
오랜만에 와본 해운대 금수복국은 완전 다른 모습으로 변해있었다.
건물을 새로 지었는지 훨씬 커지고 깔끔해졌고, 이전 모습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화려해졌다.
협소했던 식당 옆 주차공간도 넓혔고, 24시간 영업으로 영업시간도 바꿨다.
식당 앞쪽, 해운대해변로에서 바로 접근 할 수 있는 주차장도 있다.
예전에 금수복국에 가려면 해운대온천사거리에서 뺑뺑 돌아야 했는데, 접근성이 월등히 좋아졌다.
식당에 들어가니 복어용품이 우리를 맞이한다.
그리 크지 않던 식당이 중견기업으로 변한 모습이다.
초대 사장님의 아들이신 현 사장님은 서울 명문대 출신이라고 하는데, 탁월한 경영능력으로 복어 사업의 기업화에 성공한 듯하다.
휴일 저녁이라 앉을 자리가 없다.
대략 20~30분을 기다려서야 자리가 났다.
과거에는 매장 옆으로 좌식형 방도 몇 개 있고, 홀 중앙에 입식테이블이 있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식당이 되었다.
본점은 층마다 주문할 수 있는 메뉴도 다른 거 같다.
조용한 분위기의 2층은 정식이나 코스로 먹어야 하나보다.
2층 복국정식 점심 가격이다.
초밥과 사시미는 점심,저녁 식사시간대에 만 가능하다고 한다.
메뉴판이다.
(불빛이 반사돼서 자세한 건 글 하단에 텍스트로 정리해 놓겠다.)
복지리(복맑은탕)를 시키니 6종류의 밑반찬이 나왔다.
뭐, 특별히 손에 가는 반찬은 없다.
은복국 (은복지리) : 1.1만원
복국을 즐기는 사람들은 밀복 이상은 먹어야 복국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는데,
아직 복어맛을 잘 모르는 나는 은복부터 천천히 알아가 보겠다.
식당의 인테리어와 메뉴, 분위기는 완전 변했지만
복국의 비주얼과 그릇은 그대로다.
처음 와 본 식당 같았던 어색함은 복국을 받자마자 눈 녹듯 녹아내렸다.
얇게 썰린 무와 넉넉한 콩나물, 미나리, 살짝 뿌연 국물이 이전의 금수복국 특유의 복지리 그대로다.
여기서 금수복국을 맛있게 먹는 팁을 몇 개 써보겠다. (물론 취향에 따른 것이라 참고만 하시길...)
[ 먹는 팁 1 ] 국이 나오면 식초를 살짝 두른다.
복국이나 생선국에 식초를 두르는 이유는 몇 가지 있다.
쌀국수 같은 동남아음식을 좋아하는 분은 아시겠지만, 식초나 액젓류를 국물 음식에 넣으면 시원함과 풍미가 훨씬 높아진다.
그리고 요즘은 복어나 생선을 해외에서 많이 수입한다. 이때 현지에서 급냉이 잘 되지 않으면 생선 속이 상했을 수 있다.
상한 생선으로 국을 끓였을 경우, 식초를 넣으면 국이 탁해지는 등 바로 반응이 온다는 것이다.
(이 말은 복집을 운영하시는 분에게 들은 이야기다.)
나머지 팁은, 이 곳 단골들이 먹는 비법(?)을 몇 개 적어보겠다.
우선 복지리에 들어있는 콩나물을 앞접시에 덜어낸다.
[ 먹는 팁 2 ] 국에 있던 콩나물을 앞접시에 담고 초장에 비벼 먹는다.
이렇게 하면 새콤하면서 시원한 콩나물 무침이 되는데, 콩나물이 머금은 따뜻한 열기로 인해 초장 속 식초의 시큼함이 더 살아난다.
이 상태로 그냥 먹어도 되고, 복어 살과 함께 먹어도 된다.
세번째 팁을 보기 전에 금수복국의 복지리를 먼저 살펴보자.
복국은 복맑은탕(복지리)와 복매운탕으로 나뉘는데,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의 80~90%는 복맑은탕(복지리)을 선택한다.
금수복국의 복매운탕도 맛있지만, 복지리 맛이 더 낫고 깊이 있는 시원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뒤에 설명할 '먹는 팁 3'과 복지리를 주문하는 이유는 연결된다.)
본격적으로 복어를 먹어보자.
기억이 맞다면, 예전에 비해 크기가 작은 복어가 나오는 거 같다.
개인적으로 복어 식감은 지금의 작은 복어가 더 나은듯 하다. 탄력도 좋고, 살코기의 퍽퍽함도 이전에 비해 훨 나아졌다.
간혹 복어껍질을 드시지 않는 분이 계신데, 껍질은 버리지 말고 초장에 찍어 먹어보자.
쫀득쫀득하면서 물컹한 식감과 새콤한 초장의 콜라보가 별미다.
여기서 작은 팁을 드린다면, 국에서 꺼낸 껍질은 바로 먹지 말고 실온에 잠시 둬서 물기와 열기를 날리고 먹자.
그러면 물컹한 감이 한 풀 줄어들어 좀더 쫀득한 껍질을 먹을 수 있다.
혹은 아까 먹는 팁에서 만들었던 콩나물무침과 같이 먹어것도 좋은 방법이다.
복어 머리도 들어있다.
어두육미라고 하지만...이건 못먹겠다;;; 껍질만 먹고 패스.
금수복국이 유명한 이유는 복어보다는 복국 국물에 있다고 본다.
시원하면서 적당한 감칠맛과 깊이가 있는 국물은, 마시면 신체 끝 세포까지 리프레쉬 되는 기분이 든다.
특히 해장용으로 이만한 국물은 정말 만나기 어렵다~!!
금수복국의 복국 그릇은 뚝배기인데, 뚝배기가 스텐레스 그릇에 담겨져 있다는게 특징이다.
덕분에 화상을 입을 일도 없고, 국물을 마실 때도 편하다.
사진처럼 뚝배기를 살짝 기울이면 된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이 곳 손님들은 복매운탕보다 복지리를 많이 먹는데, 이 양념장이 그 이유 중 하나다.
맑고 시원한 국물의 복지리를 먹다가 양념장을 넣으면 칼칼하고 매콤한 국물이 되기 때문에
굳이 처음부터 매콤한 국물을 먹을 필요가 없는거다.
(물론 이 양념장을 넣은 국물과 매운탕 국물은 전혀 다른 맛이다.)
하지만, 먹는 팁은 저 양념장을 국물에 넣는게 아니다.
[ 먹는 팁 3 ] 남은 국물에 초장을 넣어 먹는다.
이 곳 단골들이 하는 방식인데, 국물을 매콤하게 먹고 싶으면, 테이블에 있는 양념장이 아닌, 초장을 넣어 먹는 것이다.
2가지를 다 먹어본 입장에서 초장을 넣은 것이 더 맛있고 깔끔하다.
복까스 : 1.1만원
사이드메뉴로 뭘 시킬까 고민하다 선택한 복까스다.
복어로 돈가스를 만든건데, 소스도 돈가스소스이다.
복까스의 복어는 생살이 아니라, 한번 모양을 가공한 복어살을 사용한다.
결론만 이야기 하면, 어른들은 먹지 않는 걸 추천한다.
복국을 먹기 힘든 아이들을 위한 메뉴다.
복어 맛도, 복어 식감도 없고, 음식 자체로도 썩 맛있는 음식이 아니다.
후식용 음료수와 아이스크림도 판매 중이다.
[ 식당정보 ]
영업시간 : 24시 영업
휴무일 : 명절 당일 휴무
문의전화 : 051-742-3600
( 예약 가능, 주차 가능, 포장 가능)
[ 메뉴 / 가격 ]
은복국 : 1.1만원 / 특1.4만원
밀복국 : 1.6만원 / 특1.9만원
까치복국 : 2만원 / 특2.4만원
활참복국 : 4.5만원
은복찜 : 小 3.5만원, 中 4.8만원
은복수육 : 小 3.3만원, 中 4.5만원
밀복수육 : 小 5만원, 中 6만원
활참복수육 : 14.5만원
복미니탕수 : 1만원
금수복탕수 : 2.8만원
복껍질무침 : 1.3만원
복까스 : 1.1만원
철판복불고기 : 2.3만원
복튀김 : 2.3만원
[ 주관적 평가 ]
별점 :
한줄평 : 친근한 식당에서 기업형 식당으로 변했지만, 복국 맛은 크게 변하지 않아서 좋다.
이 곳 복국이 부산 최고의 복국이란 말은 못하겠다.
하지만 누가 먹어도 맛없단 말은 꺼내기 힘든, 복지리의 바이블과 같은 곳이다.
무,콩나물,미나리와 복어가 만들어내는 시원한 국물은 한번 마시면 끝을 모르고 먹게 된다.
그럼에도 살짝 아쉬운 점은 국물 맛의 깔끔함이 살짝 부족하다는 거다. 특히 국물 뒷맛에 남는 거슬림이 조금 있다.
뭐, 그래도 가격대비 아주 만족스러운 복지리다.
복까스는...어린이가 아니면 먹지 말자.
마지막으로, 복요리도 많이 늘리고, 식당분위기도 많이 바꾸면서 10여년 전과는 전혀 다른 식당이 되었다.
옛추억을 가진 입장에서 그런 모습이 좋아 보이진 않지만, 복국의 맛을 간직하면서 변화하는 것 같은 점은 좋아 보인다.
친근함과 따뜻함은 없어졌지만, 변화, 다양화, 고급화가 더해졌으니...다행이다.
[ 주소 / 지도 ]
부산2호선 해운대역
<< 주관적인 별점 기준 >>
1개 : 그냥 식당, 2개 : 같은‘동’에 살면 가볼 만한 식당, 3개 : 같은‘구’에 살면 가볼 만한 식당,
4개 : 같은‘시’에 살면 가볼 만한 식당, 5개 : 꼭 한번 가볼 식당
( 4개 이상부터 추천 )
[ 방문정보 ]
현재까지 [ 20 ] 회 이상 방문 함. / 계산은 [ 일행 ] 이 직접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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