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맛집 ]/경기도

[구리 맛집] 잉꼬칼국수 – 손칼국수 ((추천))

시베리안낙타 2017. 6. 19. 10:55
반응형

[구리 맛집] 잉꼬칼국수 – 손칼국수 ((추천))


날이 덥지만, 오히려 자전거 라이딩 하기는 좋다.

미세먼지 없는 화창한 날, 아침부터 한강 라이딩을 하다 구리까지 가게 됐다.

온 김에 점심이나 먹으려고 근처 식당을 검색해보니 만두로 유명한 집과 칼국수로 유명한 집이 눈에 들어왔다.

거리가 조금 있으나 면을 더 좋아하기에 칼국수를 먹으러 구리시내까지 간다.

멀어 보이지 않았는데, 한강에서 구리경찰서와 구리시청을 지나 한양대구리병원 까지 가는데 30분 넘게 걸렸다.

오늘 소개할 식당은 서울에서 무려 150분을 달려가 맛본 '잉꼬칼국수'이다.


11:30분쯤 됐나? 평일 점심식사시간이 시작하기 전 부터 줄을 선다;;;;인기가 엄청나다.

줄은 길지만, 면의 경우 회전이 빠르니 기다려본다.

상호를 '잉꼬칼국수'로 알았는데, 간판은 '손칼국수전문'이라고 되어있다.

지도에도 '손칼국수전문' 이라고 되어 있어서 뭐가 맞는건진 모르겠다.

(주차장에는 잉꼬칼국수라고 되어있다.)


손님으로 가득하다.

소심한 사람은 줄 서 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다.

그런 점을 잘 아시는지 식당 아주머니께서 줄을 다시 세우며 식사하시는 분 부담주지 않으면 좋겠다는 말을 계속하신다.

(그런게 인터넷에 악평으로 올라온다는 말도 하신다. 뜨끔.)


사람으로 넘친다.

나처럼 혼자 오신 분도 많다. 요즘 혼술혼밥 많이 하는데, 이 곳은 혼밥해도 눈치 볼 필요 없는 곳이다.


내가 좋아하는 단일메뉴~!!!! 칼국수 딱 한개다. 사이즈 선택도 없다.

직접 방문해서 포장해가는 분도 많다. 2인분 이상부터 포장된다고 한다.


무더운 날이라 테이블에 얼음물이 비치되어있다. 앉자마자 3컵은 마신거 같다.

얼음물도 그렇지만, 이 집은 센스가 좋다.

뜨거운 음식을 먹느라 땀을 흘리고 있으니 아주머니가 물수건을 내 옆에 두고 가신다. 감동.

바쁘지만 할 건 하고 지킬 건 지키는 서비스 정신이 있는 집이다.


냉면 그릇 가득 배추김치와 섞박지 형태의 깍두기가 있다.

2명 이상이 와서 한테이블을 사용하면 새걸로 주는듯 한데, 혼자 온 사람은 앞에 계신분과 같이 먹는다.

(깍두기가 떨어지니 아주머니께서 바로 새거로 바꿔주신다.)


아주 먹음직스러운 배추김치다. 그런데 이게 화근이 될 줄은...ㅠㅠ

역시 처음 가는 식당은 사전에 파악을 잘하거나 주변을 잘 지켜봐야한다.


리필 된 섞박지 형탱의 깍두기. 보는거 처럼 시원한 맛이다.

사진을 찍진 못했는데, 앉으면 손바닥 만한 앞접시가 나온다.

김치와 깍두기는 그 접시에 덜어서 가위로 잘라 먹으면 된다.


앉은지 5~10분도 안된 거 같은데 칼국수가 나왔다.

양이 어마어마하다. 받자마자 내가 이걸 다 먹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정도다;;

우선 비주얼은 나쁘지 않다.

통감자가 1~2개 정도 들어있고, 굵은 면과 부추, 파가 올라가 있다.

고명이 단조롭지만 딱 필요한 것만 들어가 군더더기 없는 칼국수다.

(단골들은 칼국수가 나오면 부추를 추가해서 넣는다고 한다.)


나중에 알았지만 칼국수 양은 남자용과 여자용이 따로 있다.

남자용이 더 많고, 특별한 말이 없으면 성별에 따라 양을 알아서 주신다.

다만, 주문 들어가기 전에 여자든 남자든 양 많이, 양 적게를 말하면 거기 맞춰주신다.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한 분은 앉자마자 '양 적게 주세요' 란다. 칼국수가 나오고 그 이유를 알았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이런 점은 여자들에게 성차별이라고 욕 먹기 딱 좋은데, 아무도 욕하지 않는다.

남자고 여자고, 양을 많이 주던 적게 주던... 양이 너무 많다.

앞 테이블 남성분의 여성용 칼국수도 일반남성이 다 먹을 수 없는 양이다.

(실제로 남성이고 여성이고 칼국수를 남기는 분이 태반이다.)


다 떠나서 면발을 보고 감동했다.

이렇게 사람이 넘치는데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인력으로 뽑은 면이다.

기계로 면을 뽑지만, 손으로 밀가루 반죽을 했다고 손칼국수를 붙여놓는 쫌... 양심 없는 집과 너무 대조된다.

얼마 만에 만나보는 진짜 리얼 손칼국수다.


국물이...묘하다.

면이 굵은편인데 이 국물이 그걸 커버해준다.

살짝 후추향도 나면서 사골육수의 베이스가 있다. 그런데 사골칼국수라고 말하긴 힘들다.

사골육수+멸치나 디포리육수(+채소육수)가 아닐까 추측만 해본다.

사골맛은 국물의 20~30%정도 책임지는 거 같다.

깊은 국물은 아니지만, 면 용 육수로 적당한 국물이다.


몇 젓가락 먹었는데, 칼국수 양의 변화가 없다.

거기다 큼지막한 통감자도 2조각 있다.;;


얼른 먹고 가려 해도 그럴 수 없다. 뜨겁다.

앞접시에 덜어서 먹기 시작한다.

감자도 미리 덜어놔서 먹자. 통감자라 그냥 씹으면 입천장 다 까질 기세다.


하...분명 김치가 이 집의 마력이라 듣고 왔건만...반어법인지 내가 약한건지...

아무 생각없이 칼국수가 나오기 전에 김치 몇 조각 먹었다가 죽을뻔했다.

더위 때문에 3컵이나 먹었던 물을 다시 3컵은 더 먹은 듯 하다.

정말 미치게 맵다;;;;; 안타깝게 칼국수 먹는 동안 매운맛이 없어지지 않아서

제대로 칼국수 맛을 느끼고 자시고 하지도 못했다. 배가 가득차서야 진정이 됐다.

처음가는 분들은 절대 빈 속에 배추김치 드시지 마시고, 꼭 칼국수와 드세요. 많이 맵습니다.


국물이 칼국수 국물치고 간이 조금 약한 편이라 김치랑 잘 어울리긴 한다.

김치가 없으면 확실히 맛이 반감될 거 같다.

사진처럼 앞접시에 면과 국물을 조금 담아서 섞어먹는걸 추천한다.

저렇게 먹으면 크게 맵지도 않고 국물 간도 맞춰진다.


반 오픈 키친이다. 매운김치와 섞박지 형태의 깍두기가 항시 대기중이다.


메뉴판도 구석에 조그마하게 한개 있더니....

이 중요한 경고문을 계산하려고 일어나서야 봤다.

주방 위쪽 벽에 있는데...어떻게 알겠냐.

제발 테이블마다 붙여주시기 바란다.


영업시간이다 참고하시길.


식당 맞은편에 식당보다 훨씬 넓은 주차장이 있으니

차 가지고 오시는 분도 주차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

 


<메뉴/가격>

칼국수 : 7000원

 

<영업시간/휴무일/연락처>

10:30 ~ 20시 영업

일요일 휴무

문의전화 : 031-564-3354

 

<주관적 평가>

총점

한줄평 : 매운 김치에 정신을 잃었는데...뒤돌아서니 또 생각난다.


다시 말하지만, 배추김치 조심해야 한다. 너무 맵다.

혹자는 맵지만 맛있다고 하는데, 맛을 느낄 틈도 없이 그냥 계속 맵다.

다만, 소량을 칼국수와 같이 먹는다면 괜찮은 조합이다.

배추김치가 맵고 자극적인 반면 칼국수 자체는 전혀 자극적이지 않다.

사골 느낌에 심심하고 간이 약한 국물, 그냥 색깔을 위해서 올린 거 같지만, 국물과 조합이 좋은 부추.

국물에서 딱히 흠잡을 게 없다.

맛 이란건 오미와 함께 식감과 시각, 후각도 감안해야 하는건데, 그 중 식감이 중요하다.

이 집은 손칼국수라는 점에서 면의 식감이 참 좋다.

두툼한 면이지만, 손칼국수 면의 오돌토돌한 식감과 쫄깃함이 입을 만족하게 한다.

칼국수만 보면 약할 수 있는 음식인데, 핵폭탄 같은 김치와 아삭한 깍두기가 뒤를 책임져주니 완벽한 조화다.

첫 방문이라 멋도 모르고 먹은 김치 때문에 짜증도 났는데 이상하게 1주가 지나자 생각이 난다.

김치가 생각나는게 아니라 칼국수와 김치 한쌍이 생각 난다.

더운날 먹은 매운 김치와 뜨거운 칼국수의 조합이 이렇게 생각난다면, 겨울에 먹는 이 집 칼국수는 얼마나 맛 있을까?

다시 가기 가깝지 않은 거리지만 분명 다시 방문할 거 같다.

 

<주소/지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