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맛집 ]/경기도

[인천/송림동 맛집] 해장국집 – 해장국 ((추천))

시베리안낙타 2017. 5. 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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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송림동] 해장국집 – 해장국 ((추천))


5년 전, 이 집을 친한 지인에게 추천받고 가기를 벼르고 벼르다 이제야 간다.

관광지도 번화가도 아니고, 역 근처도 아닌 어중간한 위치에 있어서 쉬이 가지 못했다.

이번 인천도보여행을 기회로 여행의 시작을 여기서 하기로 한다.

간판도 없어서 그냥 '해장국집', '송림동해장국'으로 불리는 곳이다.

인근 주민들의 유명식당이었지만, 많은 방송을 타면서 이제 전국구급 해장국집이 되었다.


대로변에서 조금 들어간 골목에 자리 잡고 있다.

간판도 없고 안내문도 없어서 지나치기 십상이다.

이른 아침에 갔는데, 가게 내부가 어둡고 인적도 없어서 문 닫은 줄 알았다.


내부모습이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몇 분이세요?' 라고 묻는다.

1명 이라고 하니 바로 '해장국 1그릇 추가'라고 주방에 알려준다.

선택권은 없다. 사람수가 곧 주문이다.


칙칙하고 어두운 분위기의 내부다. 주방 모습을 한 컷 담고 싶었지만, 바쁘신 이모님들을 보면서 패스.

미리 말한다면, 비위가 좋지 않거나 청결을 우선시 하는 분이라면 방문을 잘 생각해보자.


포장도 많이 해가나 보다. 포장 시 그릇 챙겨가시길~!


메뉴판과 영업시간이다.

메뉴는 설렁탕과 해장국 딱 2개인데, 그것마저 판매시간이 정해져 있으니 사실상 단일메뉴다.

아침과 점심 장사만 하니, 영업시간을 잘 유념해서 방문하자.


테이블에 고춧가루, 소금, 후추, 청양고추가 비치 되어있다.

앞서 말했지만...나이가 있으신 분들이 운영해서 그런지 위생관념은 꽝이다.

공용 조미재료는 공용 수저를 놔두거나, 후추통처럼 뿌리는 통으로 바꿨으면 한다.


드디어 해장국이 나왔다.

해장국하면 선지해장국, 뼈해장국처럼 붉은 계열을 떠오르는데

여기 해장국은 설렁탕국물로 만든 하얀 해장국이다.


반찬은 김치와 깍두기 딱 2개다.

김치와 깍두기를 직접 담은 거로 보인다. 깍두기 국물을 넉넉히 주는 건 이유가 있겠죠?

김치는 살짝 짜고 젓갈 향이 전체적인 향과 맛을 잡고 있다. 깍두기는 달짝시큼하다.

매운맛은 둘 다 약해서 밥 없이도 먹는 게 가능하다.


이제 해장국을 자세히 살펴보자. 고기와 배추, 파가 있다.

생각보다 고기가 적어서...시무룩...배추는 많다.

아마 설렁탕은 동일한 국물에 배추가 없고 고기가 많을 듯 하다.

고기는 양도 불만스럽지만, 질도 조금 실망스럽다. 우선 너무 얇다.


토렴해서 나오기에 밥은 국에 말아져서 나온다.

국물은 할 말이 많으니 나중에 총평에서 자세히 적겠지만, 시중에 파는 설렁탕 맛과는 다르다.

오히려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신 설렁탕에 가깝다. 즉 집에서 하는 설렁탕과 판매용 설렁탕의 중간쯤이다.

국물의 깊이나 농도는 곰탕과 설렁탕의 중간이라 보면 되겠다.

밥 토렴은 매우 칭찬한다. 약간 진 밥이라 뭉쳐진 부위도 있지만, 국밥용으로 아주 적절하다.


비치된 조미재료를 안 넣으려 했지만, 소금간은 살짝 했다.

그리고 후회했다. 국물이 심심하다면 깍두기나 김치로 그 맛을 달래지, 소금을 넣지는 말자.

잘 보면 알겠지만, 그냥 천일염이 아니라 맛소금과 같은 조미소금이다.

그래서 소금을 넣는 순간 짠맛 외에 조미된 감칠맛이 탕의 주류가 된다.


하...맛있다. 한 숟가락 한 숟가락 먹을수록 맛은 변함이 없는데 감동은 깊어간다.


김치와 깍두기와 먹으면 정말 환상의 조합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깍두기의 완승이라고 본다.

김치의 젓갈향이 탕과 잘 어울리지 않지만, 깍두기의 단맛은 매우 잘 어울린다.


반쯤 먹었으니 깍두기 국물을 투하한다. 반신반의했다. 소금을 넣었을 때처럼 국물 맛을 망치지 않을지...

그러나 단맛과 신맛의 조화가 탕과 어울릴 거라 생각하고 과감하게 투하했다.


깍두기 국물 투하는 이 집에서 가장 잘 한 행동이다. 완벽하다.

맞은편에 계시던 할아버지는 탕이 나오자마자 깍두기 국물부터 넣으시더라. 역시~!!


이런 사진 잘 안올리는데, 다 먹고 난 자리를 보면 손님의 만족도와 취향을 알 수 있다.

깨끗해진 탕그릇, 남은게 없는 깍두기, 반면 처음 나올때와 거의 양이 같은 김치.


혼자 왔서 1그릇을 먹었기에 현금결제를 했다.

하지만 현금결제 유도를 좋아하지 않다. 카드사 수수류에도 확실히 문제가 있지만...세금 문제도 있으니 민감하다.


입구에 보니 배추를 절이고 계신다. 해장국에 들어가는 배추로 보인다.

역시나 위생관념은....ㅎㅎ 맛과 별개로 이런 점에서 떠나가는 손님이 많을 거 같다.



 <메뉴/가격>

해장국 : 7000원

설렁탕 : 8000원

 

<영업시간/휴무일/연락처>

5 ~ 15시 영업

문의전화 : 032-766-0335

 

<주관적 평가>

총점

한줄평 : 지금껏 먹어본 탕 요리 중 베스트5 안에 든다.

 

맛에 관한 건 평가란에 적는데,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이미 스포를 많이 날렸다.

김치부터 얘기해보자. 배추김치는 별로다.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젓갈인데,

새우나 멸치가 아닌 생선젓 향이 맛의 중심에 있다. 추측건데 밴댕이나 밴댕이 크기의 생선젓 같다.

젓갈치고 까나리나 멸치액젓 처럼 비린향이 강하진 않지만, 탕과 어울리냐는 질문에는 별로다.

적당히 익고, 적당히 시어서 물기 없는 음식과 어울릴 맛이다.

설렁탕집은 역시 깍두기다.

많은 설렁탕집이 사카린이나 빙초산 등을 이용해 깍두기에 인위적인 단맛, 신맛을 넣는다.

여기는 단맛이 주류인 깍두기지만, 인위적일 만큼 많이 달지 않아서 딱 좋다.

단5, 짜3, 신2, 매움1 의 맛 비율이다. 필히 깍두기 국물을 탕에 넣어 먹자.

대망의 국물~!!! 심심하지만, 중간 정도 깊이의 진하기와 고소함이 느껴진다.

입술에는 살짝 남지만, 입안에 남지 않는 적당한 기름기가 좋다. 소 잡내나 비린 향은 찾아볼 수 없다.

소금간을 안 하면 밍밍하고 싱겁지만, 간을 하는 순간 특유의 탕 맛이 사라지니...신중히 선택하자.

탕 속 배추는 입에서 녹는다. 식감용이라기보다 국에 단맛만 아주 살짝 주는 정도다.

고기는 조금 실망스럽다. 양도 적지만, 얇아서 씹는 맛이 없다. 그래도 육향을 가지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밥 토렴은 거의 완벽하다. 진밥 뭉텅이가 1~2개 있었지만, 밥알로 적당히 스며든 국물의 조화가 좋다.

전분 같은게 국물을 흐리거나 분리시키지 않는다. 귀찮은 행위지만, 역시 토렴은 국밥을 한 단계 높이는 행동이다.

그러나, 이 집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위생이다. 위에서 지적한 공용 조미재료에 대한 부분은 빨리 해결 헸으면 좋겠다.

시중에 파는 묵직한 설렁탕과 다른 강하지 않은 맛, 낡은 분위기, 부족한 위생관념 때문에 분명 호불호과 나뉠 식당이다.

(그런 이유에선지 먹는 동안 방문한 십명의 손님 중 여자분이나 젊은 분은 없었다.)

그럼에도 그걸 용인시킬 수 있는 내공 있는 맛이 존재하는 식당이라, 나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주소/지도>

1호선 동인천, 도원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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