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 맛집] 바보주막 – 보쌈,봉하막걸리
오랜만에 고향 친구 전화가 왔다.
괜찮은 막걸리를 아는데 같이 가잖다. 보쌈에 막걸리라고 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막걸리는 톡 쏘는 탄산 감이 있는 생막걸리와 쌉싸래하고 묵직한 살균막걸리로 크게 분류할 수 있다.
포천이동막걸리와 같이 지역명을 달고 있는 지역 막걸리의 경우 살균막걸리가 많다.
(아마 유통기한을 길게 하기 위한게 아닌가 싶다.)
서울의 장수막걸리나 부산의 생탁의 경우 탄산감이 강한 생막걸리다.
청량감과 저렴한 가격으로 생막걸리를 많이 먹는듯 한데, 같은 막걸리라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두 막걸리는 많이 다르다.
개인적으로 약한 탄산감에 부드러운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그 친구 덕에 정말 오랜만에 내 입에 맞는 막걸리를 만났다.
막걸리가 맛있어서 벌써 3번이나 방문한 '바보주막 관악점'이다.
찾기 쉽지 않은 위치에 있다. 2번째 방문할 때도 찾는다고 몇 바퀴를 돌았다.
노란 입간판을 따라 들어가면 입구에 엘리베이터가 있다.
정확하진 않지만, 엘리베이터로만 올라갈 수 있는 특이한 구조다.
영업시간이니 참고하자. 생각보다 영업을 길게 하지 않는다.
대충만 봐도 정치색이랄까? 정치 가치관이 확실히 보이는 곳이다.
유명 정치인의 싸인이나 글씨를 몇 개 걸어둔 곳은 있어도,
이렇게 강한 색을 보이는 곳은 거의 없어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하여튼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신 분들이 협동조합형식으로 운영하는 듯하다.
이곳처럼 우리나라도 여러방면에서 협동조합이 많이 발전했으면 한다.
내부 분위기다.
저녁식사시간에 가서 사람이 별로 없다.
벽면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과 싸인, 관련 글이 가득하다.
그 분의 이념이나 생각이 다른 사람은 방문하기 좀 그렇겠다.
반대의 경우는 편하고 아늑한 곳 일 듯하다.
기본 안주로 위에 좋다는 삶은 양배추와 콩나물 무침, 쌈장이 나왔다.
콩나물 무침으로도 막걸리를 한병 마실 만큼 괜찮다. 밥이 생각나는 맛이다.
이건 첫 방문때 사진인데 (17년 1월) 변함 없는 반찬이다.
드디어 나온 봉하막걸리다. (5000원)
(사실 이미 1병 먹고 추가 한거다...)
봉하는 경북 봉화가 아니라 김해 봉하마을을 뜻한다.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데, 아마 퇴임 후 유기농 농사를 추진하면서 만들어진 게 아닌가 추측해본다.
예전에 봉하마을에 갔을 때 먹은 보리빵?이 참 맛있었는데,
이 막걸리도 그 보리빵처럼 정말 부드럽고 맛있다.
묵직하고 쌉싸래한 맛과는 거리가 있고, 막걸리를 한 번도 안 먹은 이가 먹어도 될 만큼 목 넘김이 좋다.
생막걸리라고 하기에는 탄산기가 적은 편이고, 크리미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다.
강력한 탄산기의 생막걸리에는 의도적으로 탄산을 첨가한다는 말도 있는데,
막걸리를 그렇게 변형시키는게 맞는 건진 모르겠다.
숙성과 효모 등으로 얼마든지 다양한 맛을 만들어 낼 수 있는게 막걸리인데 말이다.
그리 오래지 않아 보쌈이 나왔다. (3만원)
보쌈이라고 말했지만, 메뉴판에는 '명이수육쌈'으로 되어있다.
보쌈 고기보다 오히려 쌈거리에 포인트가 있는 느낌인데, 정말 그렇다.
쌈용으로 명이절임, 깻잎된장무침, 부추무침, 무우무침이 나왔다.
반찬으로 나온 콩나물무침과 마찬가지로 공장제가 아닌, 직접 담은 듯 한 손길이 느껴진다.
고기 한 점이라도 쌈 싸먹지 않은게 없다.
짜지 않고 딱 수육 쌈 용으로 적당한 절임이다.
이건 1월에 처음 방문했을때 먹은 굴보쌈이다. (3만원)
동절기에만 파는지 이번에 갔을때는 메뉴판에서 없어졌다.
보쌈보다 양이 많은 통통한 굴이 땡겼는데...다음 동절기때까지 기다려야겠다.
굴보쌈에는 명이수육쌈에 없는 보쌈 김치가 나왔는데, 이것도 맛이 좋다.
굴과 같이 먹다 보니 금방 없어져서 조심스럽게 리필을 부탁했더니 흔쾌히 가져다주셨다.
메뉴판이다.
슬라이드 형식으로 되어있으니, 참고 하실분은 상단 화살표를 넘기면서 보면 된다.
(클릭하면 사진이 크게 나온다.)
<메뉴/가격>
봉하막걸리 : 5000원
보쌈(명이수육쌈) : 3만원
굴보쌈 : 3만원 (동절기메뉴)
<영업시간/휴무일/연락처>
평일 : 18 ~ 1시 영업
주말 : 16 ~ 1시 영업
문의전화 : 02-876-1237
<주관적 평가>
총점 :
한줄평 : 부드러운 막걸리와 솜씨 좋은 찬의 조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막걸리가 참 맛있다.
막걸리를 즐기는 분은 물론,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막걸리다.
따로 판매하는지 묻지 못했는데, 판매한다면 집에 한 상자 사놓고 싶을 정도다.
직접 만드시는지 찬이나 쌈용으로 나온 김치,무침류도 한정식집에서 내놓는 것만큼 괜찮다.
많이 짜거나 맵지 않아서 아이들이 먹어도 될 정도다.
직원분들도 친절하고 좋은데...보쌈에서 수육이 많이 아쉽다.
3번 가서 3번 다 보쌈을 먹었는데, 수육 고기의 질은 비슷하나 갈때마다 삶기 정도에서 편차가 너무 크다.
처음에는 야들야들하고 촉촉했으나 금방 굳어서 딱딱해져 버렸다.
쌈용 무침이나 찬에 비해 수육의 수준이 많이 떨어졌다.
고기 삶는 수준이 반찬이나 고기 질에 못 미치는 거 같아 안타깝다.
대신 돼지비린내나 꼬릿한 냄새는 전혀 나지 않으니...
딱딱해지고, 기름이 강하게 굳는 것에 대한 대책만 세운다면 막걸리 안주로 완벽한 조합이 될 듯하다.
다음에는 전류를 한번 먹어봐야겠다. 막걸리 집이라 그런지 다들 전을 많이 드시는 듯하다.
<주소/지도>
2호선 신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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