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 맛집] 봉피양 – 평양냉면,녹두빈대떡 ((추천))
벌써 여름이다.
여름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냉면이지만, 사실 냉면은 여름 음식은 아니라 겨울 음식이다.
잘 생각해보면 냉방시설이 전무했던 과거에 어떻게 차가운 육수를 먹을 수 있었겠냐?
동빙고나 서빙고에 얼음을 보관해둔 궁궐에서 가능했을지도 모르지만, 냉면이 궁중음식이란 말은 들은 적이 없다.
추운 겨울, 방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먹는 음식이 냉면이다.
뭐 그래도 시대가 변했고, 여름에는 시원한걸 먹어야 하니 전통을 너무 강하게 어필하는것도 안 되겠다.
서울에는 정말 평양냉면 잘하는 집이 많다.
특히 을지로를 위주로 종로에 밀집되어 있고 강남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아마 주 고객층이 어르신인 영향이지만, 이제 젊은이도 많이 찾다 보니 강남에서도 괜찮은 냉면집이 보인다.
오늘 소개할 '봉피양'은 이미 10년 넘게 송파구와 강남 일대 최고의 평양냉면이라 찬양받는 식당이다.
너무 멀어서 간다간다 생각만 하다 우연한 기회에 방문하게 되었다.
아시는 분이 많겠지만, 봉피양은 벽제갈비에서 만든 브랜드이다.
벽제갈비는 최고급 한우를 전문적으로 파는 곳이고
봉피양은 평양냉면과 돼지갈비가 주력메뉴다.
최고의 평양냉면을 만들기 위해서 ㅇXX에서 일하시던 분을 스카우트 했다고 한다.
생활의 달인에도 나오신, 현재 봉피양 방이점 평양냉면 담당자가 그분이다.
(냉면경력이 50~60년이 넘으신 분으로 알고 있다. )
벽제갈비 방이점 바로 옆에 봉피양 방이점 본관이 있다.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손님이 많다. 대기번호가 10번을 넘어있다.
바로 옆에 별관이 있는데, 여기도 자리가 여의치 않다.
별관 옆에는 신관이 있다.
장사가 잘 되나 보다. 본관, 별관, 신관 까지 3개나 있는걸보니...;;;
영업시간 안내다.
11~22시까지고 마지막 주문은 21시 까지라고 하니 참고하시길.
주력메뉴인 평양냉면 모형이 있다.
김치와 설렁탕도 있는데 유명한가? 김치맛이 궁금해진다.
허영만 선생님의 '식객'책과 수요미식회책이 있는걸 보니 거기에 소개됐나보다.
포장도 가능하다.
1팩이 몇g인지 알려주면 좋겠다.
봉피양에서 먹을수 있는 웬만한 메뉴는 다 포장이 되는 거 같다.
포장가격은 먹고가는 가격과 비슷하거나 2000원 정도 싸다.
커다란 방이 여러개 있는 형태로 되어있다.
주말저녁이라 그런지 가족단위로 와서 돼지갈비를 많이 굽는다.
벽제갈비처럼 직원분들이 직접 구워주시는데, 지금 사진을 보니 연기 배출구가 안보인다.
(테이블내부에 있겠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전혀 연기나 냄새가 나지 않는다.
깔끔한 내부다.
메뉴판이다 참고하시라.
벽제갈비 가격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비싸진 않다.
기본 셋팅.
오른쪽 간장소스는 사이드메뉴로 시킨 빈대떡용이다.
돼지수육과 김치, 냉면무김치가 나왔다.
돼지수육은 냉면 1개당 2점씩 준다.
기대했던 김치는...뭐 그냥 그랬다. 사가고 싶은 욕구를 일으키는 맛은 아니다.
이런 편육은 을지면옥에서 봤다.
그때의 경험때문인지 이걸 보자마자 '호불호가 갈리겠군'이란 생각이 든다.
물론 나는 극호다. 그리고 고기 좋아하는 친구는 1점 먹더니 먹지 않는다.
(경상도 사람이면 이런 스타일 편육을 좋아할 거라 생각했는데 선입견이었다.)
이 편육만으로 을지면옥과 비교한다면 나는 봉피양 손을 들겠다.
맛과 모양은 비슷하지만, 봉피양 편육이 비주얼이나 온도, 특히 껍질 식감이 조금 더 우위다.
평양냉면만 먹으면 심심 할 거 같아서 사이드 메뉴를 몇 개 시켰다.
우선 녹두빈대떡이 나왔다. (1장 1.3만원)
청고추와 홍고추가 앙증맞게 올라가 있다. 보기만 해도 바삭함이 느껴지는 색감이다.
두께가 그리 두껍진 않다.
와~!!! 근데 예상 밖이다.
너무 맛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지금껏 먹은 빈대떡 중 탑급이다.
함께한 친구도 연신 대박을 외친다. 봉피양 가실 분들은 필히 빈대떡은 드시라.
눅눅한 기름짐 같은건 없다. 속재료의 맛과 식감은 살리면서 바삭한 빈대떡 곁면의 식감도 살렸다.
고기나 해산물이 없는 거 같은데 숙주와 파, 녹두 등으로 이런 맛을 내다니 대단하다.
사용한 기름도 그냥 기름 같지 않다.
2번째 사이드 메뉴로 시킨 것은 한우 사태수육이다. (100g 1만원)
촉촉함이 눈으로 보인다. 누가봐도 잘 삶은 수육이다.
녹두빈대떡 때문에 기대가 많이 된다. 소고기하면 벽제갈비인데, 소고기 메뉴가 오죽하겠는가?
그런데...약하다. 차라리 빈대떡이 훨씬 맛있다.
부드럽긴 하지만, 그게 전부인 식감이다. 딱히 입안에 도는 감칠맛이나 향을 찾기도 어렵다.
어쩌면 기름진 음식을 먼저 먹은 탓 일 수도 있다.
참고로 녹두빈대떡이나 수육이나 찍어먹는 소스가 동일하다. 그게 불만이다.
어떻게 완전 다른 종류의 재료에 소스가 같다니...
역시나 수육에는 간장소스가 딱히 어울리는거 같지 않다.
여튼 심심한걸 좋아하는 분들은 좋아할수 있는 수육이다.
드디어 메인인 평양냉면이 나왔다. (1.3만원)
얼음은 없지만, 유기그릇만으로 그 시원한 차가움이 느껴진다.
유기그릇 때문인지 국물이 더 노랗게 보인다.
고명으로는 노란계란지단과 김치, 무김치, 수육 1점이 올라가 있다.
우래옥의 배추무침이 압권이라면, 여기는 저 냉면에 들어있는 김치가 일품이다.
아쉽게도 물김치 같은 고명김치가 몇 점 없는데, 냉면 반찬으로 양념 된 김치말고 저 김치를 줬으면 좋겠다.
평양냉면과 정말 잘 어울리는 김치고명이다.
이제 면을 보자. 생각보다 굵지 않은 면이다. 점점이 검은 메밀 껍질도 보인다.
평양냉면 특유의 뚝뚝 끊어지는 면은 아니고, 나름 강도가 있는 면이다.
솔직히 면에 큰 기대를 했는데, 생각보다는 조금 실망이다.
찬 육수 때문인지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식감이 확 좋지는 않다. 약간 굳어 있는 느낌이다.
우래옥이나 을밀대에 비하면 쫌...별로다.
면에서 약간 실망을 했지만, 봉피양 평양냉면의 육수는 정말 맛있다.
육향이 은은하게 강하며 적당한 짠기가 입맛을 돋는다. 뒤에 오는 감칠맛이 완벽하게 마무리 해준다.
내가 먹은 평양냉면 육수 중 여기가 최고다.
역시 소고기를 많이 다루를 식당이라 그런지 소고기 국물 하나는 일품이다.
<메뉴/가격>
평양냉면 : 1.3만원
녹두빈대떡 : 1.3만원
한우사태수육 : 1만원 (100g)
돼지갈비 : 2.5만원 (270g)
한우떡갈비 : 3만원 (200g)
어복쟁반 : 6만원 (2~3인분)
설렁탕, 갈비탕, 양곰탕, 곰탕 : 1.5만원
<영업시간/휴무일/연락처>
11 ~ 22시 영업 (마지막주문 : 21시)
문의전화 : 02-415-5527
<주관적 평가>
총점 :
한줄평 : 기대 만큼의 평양냉면, 기대 이상의 녹두빈대떡
위에서 이런저런 평을 많이 해서 길게 적을 건 없겠다.
우선 녹두빈대떡은 정말 맛있다. 사람에 따라서 평양냉면보다 훨씬 낫다고 하는 분도 있겠다.
크기를 보고는 쫌 비싼가? 했는데, 맛으로 그런 생각을 지워줬다.
같이 간 친구 말대로 기름이 좋은 거 같다.
돼지비계를 쓰는 것인지 뭔지는 모르겠으나 식감과 기름향, 기름맛이 최고다.
꼭 한번 드셔보시길~!!!
사태 수육은 실망이다. 뭐 가격이 저렴하니 그냥 넘어가겠다.
메인인 평양냉면은 서울 상위권 평양냉면이라는 말을 들을만하다. 육수가 정말 좋다.
평양냉면은 꿩 육수와 동치미 국물을 쓰는게 정통이지만, 그렇게 하는 곳은 거의 없다.
대부분 닭 아니면 소로 육수는 내는데, 닭을 쓰는 곳이나 소를 쓰는 곳이나
내가 다녀간 식당 중 여기 육수가 최고다.
다만, 차가운 육수와 어울려야 할 면이 조금 실망이다. 향이나 맛은 좋은데, 식감이 이상하다.
그날만 그랬는지, 덜 삶겼는지 모르겠지만, 조금 딱딱한 느낌이다.
그리고 김치도 문제가 있다. 아마 설렁탕이나 고기류를 위한 김치 같은데
평양냉면과는 안 어울리다. 차라리 고명으로 올라온 물김치를 반찬으로 내는 게 훨씬 낫겠다.
그런데도 먼 길 와서 찾아 먹을 만한 평양냉면임은 확실하다.
<주소/지도>
5호선 방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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