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맛집 ]/남서 지역

[서울대입구역/관악구청 맛집] 미추원주추어탕 - 갈추어탕

시베리안낙타 2021. 6. 18.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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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입구역/관악구청 맛집] 미추원주추어탕 - 갈추어탕


 서울대입구역은 '샤로수길'로 유명하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원룸촌 골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럼 그때 서울대입구역의 맛집들은 어디에 몰려있었을까? 관악구청과 봉천역 사이, 그리고 행운동먹자골목으로 불리는 서울대입구역 7,8번 출구쪽에 많이 있었다. 그리고 은근 노출이 잘 되지 않는데, 서울대 정문부터 관악구청 사이 언덕에 꽤 괜찮은 식당이 많다. 앞서 말한 블럭은 번잡하고 주거민밀착형 식당가라면, 뒤에 말한 곳은 서울대교수님이나 연구원들이 가는, 넓고 조용하며 조금은 격식있게 뭘 먹기에 괜찮은 곳들이다. 뭐, 격식까진 아니더라도 땅값이 비교적 저렴해서 그런지 주차하기 용이한 식당이 많기에 나이있는 분들이 찾는 식당이 주류다. 원래 어르신들이 찾는 식당이 진정한 맛집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소개하는 오늘의 식당은 '미추원주추어탕'집이다. 손님의 대부분이 50~60대 이상 어르신이니, 맛에 대한 우려는 놔둬도 되지 않을까? 확인해보자.

- 가게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주관적 평가는 글 하단에 있습니다 -


 

               # 식당외관     

 식당은 관악소방서 맞은편에 위치해있다. 서울대입구역에서 걸어오려면 5~8분 정도는 걸리는 거리다. 언덕 중덕에 있는 식당이라, 도보 걸어오는게 쉽지않다. 가건물 느낌은 나름 규모가 있는 식당인데, 필로티 구조라 건물 바로 아래 공간이 주차장이라 주차는 용이하다.

 이정도 규모의 단독건물을 통으로 식당으로 이용하는 곳은, 규모의 경제 때문인지 기본적인 맛은 제공해주는 곳이 많은편이다. 거기다 고급차도 많이 주차되어있고, 손님의 대부분이 어르신이라면 그 확률은 매우 높아지기 마련이다.

 

 

 

               # 내부분위기     

- 좌석 변경 전 -

 

- 좌석 변경 후 -

 

1년 만에 다시 방문했는데, 그 사이 좌식이었던 테이블은 전부 입식테이블로 바꿔있었다. 요즘 추세에 맞춰서 바꾼듯하다. 재밌는 점은, 기존에 사용했던 원목테이블에 철제프레임만 덧대서 입식으로 개조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원목테이블이 고가라는 것이겠지?

 

 

               # 메뉴/가격/원산지     

추어탕 가격은 9000원으로 조금 어중간하다. 요즘 추어탕집은 돌솥밥이나 스뎅밥을 제공하면서 8~9000원 정도니 말이다. (그런데 나중에 음식 나오는 양이나 구성을 보면 이해가 가는 가격이다. ) 기본 추어탕은 간추어탕인데, 여긴 통추어탕도 팔고 있다. 그리고 부재료를 넣은 추어탕 종류가 많다는게 인상적이다. 

재료는 대부분 국내산인데, 추어탕용 미꾸라지는 대만산이다. 국내산은 비싸니 대만산을 사용하는건 충분히 이해한다. 다른 잡어를 섞어 쓰는것보단 훨씬 나으니 말이다.

 

 

 

               # 기본상차림     

좌석에는 제피(초피)가루와 들깨가 놓여있다. 취향껏 덜어먹으면 된다.

이어서 다진마늘과 청양고추, 그리고 도자기 그릇이 무려 7개가 나왔다. 사람이 2명인데 그릇이 왜 이렇게 많냐면. 2개는 밥을 더는 것, 2개는 추어탕을 더는 것, 마지막 3개는 김치를 덜어 먹는 용이다.

 

 

이 식당의 가장 큰 매리트는 바로 김치다~!

김치는 깍두기, 배추김치, 파김치 3가지 종류가 있는데, 원하는 만큼 접시에 덜어 먹으면 된다.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상태를 보니 가게에서 직접 담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치는 약간 매콤하나 크게 자극적이진 않다. 살짝 짜고 적당한 젓갈맛이 있어서, 쌀밥이 절로 생각난다. 쪽파김치는 젓갈맛이 상대적으로 강해서 호불호가 있을듯한데, 개인적으로는 가장 맛있었다. 겉절이 느낌을 가지면서, 살짝 익은 배추김치는 무난한 맛으로, 탕과 가장 잘 어울렸다. 깍두기는 2개에 비해서 매력이 조금 약했다.

왜 어르신들이 이 식당을 많이 찾는지, 이 김치를 먹어보니 알듯했다.

 

 

 

이어서 밥이 나왔다.

밥은 이렇게 대접에 나오는데, 각자 알아서 덜어먹으면 된다.

밥은 콩과 흑미가 섞여있는 잡곡밥이다. 개인적으로 콩밥을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국이나 탕과 같이 먹거나, 비벼먹는 용도로 먹을때 이런 잡곡밥을 주는 것은 더욱 극혐하는데...아쉽게도 잡곡콩밥이 나왔다. 흑미밥까진 괜찮은데, 콩밥이라니...이 또한 어르신들 취향에 맞춘거겠지?

잡곡밥이라도 밥상태는 스뎅그릇에 미리 담겨진 것에 비해면 백배 낫다. 밥알 알알이 잘 살아있다.

 

 

               # 추어탕     

[ 추어탕 2인분 ] - 1人 9000원

이제 메인인 추어탕이 나왔다. 추어탕도 덜어먹는식으로, 공용냄비인 무쇠솥에 나온다.

사진만 봐도 알겠지만, 추어탕의 양은 2인분을 훌쩍넘는다. 여기는 밥이고 국이고 확실히 양은 푸짐하다.

 

이제 한상 다 차려졌으니 먹어보자.

 

 

전국적으로 미꾸라지를 끓여만든 음식을 '추어탕'이라 부르만, 정체성은 완전 다르다. 재료와 이름만 같은 것이지는, 사실상 전혀 다른 음식이다. 우선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서울식추어탕은 미꾸라지를 통으로 끓여먹어 '추탕'이라 부르고, 지방은 갈아서 만들어 '추어탕'이라 부른다. (물론, 충청도나 전라도에도 통으로 먹기는 경우가 있다.) 더 명확히 나뉘는 점은, 서울식 추어탕은 남부지역에 비해 들깨비율이 높아 국물이 걸쭉하다. 그리고 산초(제피)나 방아잎을 사용하지 않는편이다.

이 곳도 전형적인 서울식 추어탕의 맛을 내고있다. 다만, 그 정도가 과하다.

국물 내 들깨비율이 너무 높다. 이게 들깨탕인지 추어탕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국물의 점도도 높은데, 테이블에서 끓여먹다 보니, 먹을수록 점도는 더 높아진다. 그래서 미꾸라지 맛이나 향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들깨시래기탕이다.

김치에서 높여졌던 기대감이, 탕을 먹으면서 급격히 떨어졌다.

 

 

 

들깨비율이 얼마나 높은지, 첨가하는 재료로 나온 마늘,청양고추,제피가루를 넣어도 큰 변화가 없다. 그리고 제피(산초)가루는 경상도에서 먹는 톡 쏘는 맛이 많이 죽어있다. 갈아놓고 오래돼서 그런건지 원래 그런 맛인지 알 수는 없지만, 화하면서 톡 쏘는 맛이 잘 표현되는 제피가루면 좋겠다. (필자가 경상도 출신이라, 화한 맛에 둔감 할 수 있다.) 

 

 

 

확실히 잡곡밥은 말아먹는 용으로는 영 별로다.

콩이라도 뺏으면 좋을듯하다.


 


 

               # 식당 정보     


[ 식당운영정보 ]

전화번호 : 02-887-6226

( 주차 가능 / 포장 가능 / 혼밥 가능 )

 

[ 메뉴 / 가격 ]

추어탕 : 9000원 / 전복추어탕 : 1.2만원

통추어탕, 삼채추어탕, 얼큰추어탕, 수제비추어탕, 우렁추어탕, 인삼추어탕 : 1만원

추어튀김, 인삼튀김 : 1만원

왕돈까스 : 7000원 / 생삼겹살 : 1만원(200g)

유황한방오리탕 : 4만원(한마리) / 유황생오리로스 : 3만원(한마리) / 오리훈제:3.5만원(한마리)

 

[ 주소 / 지도 ]

- 2호선 서울대입구역 -


 

               # 주관적 평가     


[ 개별 점수 ]

: ●●○○○ / 괜찮은 밥과 김치맛를 덮어버리는, 블랙홀 '추어탕' 

가성비 : ●●●○○ / 양은 꽤 푸짐하다.

분위기 : ●●●○○ / 적당히 깔끔한 동네식당.

재방문의사 : 20% / 따뜻한 밥에 김치는 종종 생각날듯.

[ 장단점 ]

장점 : 김치, 특히 파김치 / 주차편함 / 테이블간격 넓은편

단점 : 들깨가 과한 추어탕 / 콩밥

 

@ 총점 : ●●○○ @

@ 한줄평 : 사실상 들깨탕인 추어탕 0.5점, 사실상 메인인 김치 2.5점 @

 추어탕'만' 생각한다면 이 식당을 가면 안된다. 이 집 추어탕은 참 맛이 없다. 미꾸라지가 과연 들어는 갔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추어탕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곳이다. 차라리 '들깨시래기탕'이라고 부른다면, 수긍하고 맛있게 먹을지도 모르겠다. 과유불급이라고, 들깨맛에 탕의 맛이 전부 묻혔다. 시래기 맛이고 미꾸라지 맛이고 그냥 들깨와 된장맛 밖에 없다. 이럴거면 미꾸라지를 왜 넣는지 의문이 들정도다.

 반면 김치3종은 꽤 괜찮다. 젓갈맛의 호불호만 빼면, 누구나 괜찮게 먹을 김치다. 칼국수나 나오던, 설렁탕이 나오던, 웬만한 국물과는 잘 어울릴 김치인데, 이 집 메인인 추어탕과는 별로 안 어울린다는게 코미디다. 김치와 추어탕이 따로 노는데, 아마 김치양념도 강한편인데 추어탕도 들깨의 진함이 과하니 두개가 안 어울리는듯하다. 차라리 김치만 따로 팔면 구매할 생각이 있을 정도다.

 너무 김치를 칭찬했지만, 솔직히 김치만 3종류 내놓는게 별로긴하다. 절이고 고추가루에 버무린 붉은 김치만 3개를 내놓으니, 금방 질린다. 1개는 물김치나 백김치를 내놓거나, 김치류가 아닌 담백한 반찬이 절실했다. 결국 메인음식과 반찬의 골라고봐 꽝이다.

 그럼에도 2점을 준 것은. 주차의 편리성과 푸짐한 양 때문이다. 추어탕만 보고 평가했다면 1점인 식당이다.

- 총점 평가 기준 -

1점 : 일부러 갈 필요 없는 식당 // 2점 : 같은'동'에 살면 가볼 식당 // 3점 : 같은'구'에 살면 가볼 식당
[ 4점 부터 추천 ] 4점 : 같은'시'에 살면 가볼 식당 // 5점 : 꼭 한번 가볼 식당 (전국구급)

 

[ 방문 정보 ]

현재까지 [ 2 ] 회 방문 / [ 본인과 일행 ] 이 계산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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